정말이지 오래전부터 나는 잠자는 걸 좋아했는데
잠 자는 중에는 정말이지 혼미해서
잠 든 상태를 좋아하는 건지 잠이 들어서야 겪게 되는 꿈들을 좋아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수도 없이
나는 잠이 좋아라고 말을 했으면서도
그저 잠이 좋아, 라고 말하면 다들 잠의 그런 무엇이 좋은지를 말하지 않아도
동의하였으므로 나 또한 구체적인 이유를 생각하지 않고
남들이 잠을 좋아하는 이유로
다만 남들보다 더 깊이 더 자주 더 오래 좋아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오늘 아침에
출근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잠에서 깨었을 때
손바닥위를 지나 열차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넋잃고 바라보듯 꿈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걸 느끼면서
왜 내가 그토록 잠과 꿈을 좋아하는 지를 알 수 있었다
현실 속에서의 나도 나이고
꿈 속에서의 나도 나이지만
꿈 속에서의 내가 훨씬 더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의 나와는 달리
비교적 내 마음대로 원하는 모습의 내가 될 수 있는 꿈속이기 때문,
이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이다
꿈속에서 거지가 되더라도 꿈속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꿈속에서 상처를 받더라도 꿈속에서 직장을 다니더라도
현실 속에서의 같은 행동과 비교도 할 수 없게
내가 나인 것 같고, 내가 무엇인지 분명한 것 같고, 현실에서 느끼는 나처럼 건조하거나
멀게 느껴지지도 않고, 무언가에 갇힌 듯 답답함도 없는 나를 느끼는 것이다
내 삶에서 분명 주인공은 나이지만
꿈 속에서의 나는 보다 주인공이다
체감하는 나, 느끼는 내가
꿈속에서 더욱 주인공의 느낌을 뿜어내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 꿈이니까
라고 당위성을 금새 생각해내기는 하지만
이것은 그저 그런 당위성으로 맞아 그래서 그래 하고 넘어갈 차원의 느낌이 아니다
꿈 속에서의 나
는 그 존재감, 생명력, 나 라고 느끼는 정도가
현실과 비교할 수 없이 또렷하다
꿈 속에서 겨우 나 인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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