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주변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좀 있는것 같아서
그들이 어떤 식으로 죽어야
의미가 있을 지를(어떻게 해도 의미는 없겠지만) 생각해보다가
가로수를 떠올렸다.
광화문처럼, 사람이 많이 찾고, 세종문화예술회관도 있고, 외국인도 많고,
무엇보다 거리가 깨끗하게 잘 관리된 그런 거리의
가로수에 목을 매다는 것이다.
가로수 중에는 -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지만 - 꽤나 키가 크고
윗가지가 우거진 그런 가로수들도 있는데
지난 화요일에 세계 보도 사진전을 구경 갔다가 발견한
쓸만한 가로수가 하나 있다.
이 가로수의 꼭대기에 목을 매달면
사람들은 그 나무 꼭대기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위에 사람이 죽어 매달려 있는 줄 모르는 채로
그 밑에서 평소와 다름 없이
누구를 기다리거나 떡볶이를 먹고, 버스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그런데 그 꼭대기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사다리 등이 필요할 것도 같고
죽고 나면 치우지 못해서 시신을 금방 들킬 테니까
죽고 나면 장비를 슬그머니 치워버리는 건
내가 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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