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여자가 남자를 사랑한다고 느끼는 그 마음에 이름을 붙여서 속박하면, 사랑.
호오-
하지만 사랑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겠지.
<음양사 중>
그러니깐... 내 말이!!
분명히 사람은
<사랑한다>, 말하거나 하지 않아도
그리고 우리 둘의 관계나 감정을 <사랑>이라 정의 내리지 않아도
남자가 여자에게 갖는 감정, 여자가 남자에게 갖는 감정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 속밖하거나 정의하거나 규정하거나 관계 짓기를 즐겨하는 데 그것은
역시, 사람은
저주하는 것이 본성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지.
여기서의 저주라 함은, 상대방을 불행에 빠뜨리는 주문이나 의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관계, 혹은 미래를
내가 원하는 그림, 테두리로 규정해 놓으려 애쓰는 욕구라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그 이면에는
믿지 못함, 의심, 때문에 불안이 깔려 있겠고.
그 믿지 못함, 의심,의 근거에는
그동안 보아온 것에 따른 <사람>에 대한 가치관이 얼마간 반영된 거겠지.
그러므로 누가 뭐래도
사람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거지.
사람이 사람을 못하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말이 탄생했을 수도 있고
탄생이야 그렇지 않더라도 오늘날의 통용방식은 상당히
그런 목적일 수 있다는 거지.
보통, 이야기 속에서도 저주를 거는 사람은
어떤 댓가를 누군가 저주를 걸 수 있는 능력자에게 주어야 하고
그 댓가란 것은 대부분 참혹한 것이고
그런 참혹한 댓가를 지불하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은
보통, 배신을 당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지.
그래서 저주에는 복수를 위한 저주가 많고
때문에, 저주 하면 흔히 복수를 위한 끔찍한 무엇을 떠올리게 된 것이지.
그러면서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저주의 노래(사랑노래)를 부르고 저주의 맹세(사랑의 맹세)를 하고 저주를 걸지.(널 사랑해, 너도 날 사랑해야해~ 기타 등등)
이른바, 언어의 주술성, 혹은 피그말리온 효과...
그런 사람들을 우린 [정상]이라고 부르고 살고 있지.
저 사람이 내게 미치길 바라면서도
저 사람이 내게 적당히 미치길 바라게 되지.
너무 심하게 미치면, 사랑의 추적자(스토커)가 될 수도 있으니까.
혹은, 싫어질 정도로 집요하게 달라붙을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적당히, 적당하게.
미치다, 라는 건
이 거대한 지구의 막대한 여인네들과 금은보화들, 그리고 명성과 권력
이런 것들 모두와도 너 한 사람을 바꾸지 않겠다,
라는 것이지. 그건 정말 미친 놈이야.
미스 유니버스라든지, 제니퍼 러브 휴이트라든지, 제시카 알바와 사귈 기회가 오더라도
다 포기하고 오직 너만 사랑한다는 그런 남자를 한 번 생각해 보자고.
그건 정말 진심으로 제대로 미친 놈이야.
그런데 내심은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 애인이라면 나를 그 정도로 미치도록 사랑해주길 바라겠지.
하지만 정말로 그 정도로 미치도록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스럽거나 싫거나 답답하겠지.
그러니까 적당히 미쳐주길, 혹은
때때로 미친 척 해주길 바라게 되겠지.
정말로 내게 미치지는 말고, 적당히 내가 만족할 선만큼만
미친 듯 나를 사랑해 주길 바라겠지.
오~ 그리고 만족하겠지.
오~ 이 여자도 미친 여자겠지. 정상인이되 바보.
이건 역시, 이 사회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게 아닐까.
드라마란 것은 묘하게 만화나 소설이나 영화와는 달라서
그 분야를 접하면 접할수록, 보면 볼수록 독자들이 컬트화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화되어 버리니 말이야.
적당히, 적당히, 적당히.
미치다, 라는 건 어딘가에 도달하다 라는 뜻도 있잖아.
손이 강둑에 미치다, 처럼.
그러니까 이 미치다라는 말은 뛰어나다는 뜻이지.
눈길이 너에게 미치다. 내 눈길은 너를 발견할 정도로 뛰어나다. 너는 그 정도로 뛰어난 존재다.
반 고흐씨는 그림에 미친 사람이다.
그림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마침내 미침에 이른 사람이라는 뜻이지.
따라서 미치다는 말은 <질투감탄사>라고 할 수 있겠지.
반 고흐씨는 그림에 미친 사람이다.
태반이 그림에 미치지 못했는데, 유독 그는 그림에 이르렀다.
짱난다. 는 뉘앙스를 실어서 부를 수밖에.
정말로 그림에 이르다니 정말로 미친놈. 퉤퉤~!
그렇지. 누구나 반 고흐씨를 인정하겠지.
하지만 자신이 그림의 입장이고 내 애인이 빈센트 반고흐라고 생각해보면
누가 빈센트 반 고흐와 연애를 하고 싶겠냐고, 그림으로서.
자연히 피하고 싶겠지?
왜냐고? 그는 미쳤지만 나는 미치지 않았으니까.
정말로 자신에 대한 사랑에 미친 사람이 나타났을 경우에
왜 우리는 두려움을 느낄까?
그건 너무나 당연히
난 그 사람에게 미치지 않았으니까.
미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나는 미치지 않았고 저 사람은 미쳤으므로 도저히 내가 감당 할 수 없을 걸
알고 있으니까.
OK.
좋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다.
우리는 그런데 왜 그를 이상하게 보는가.
비난 하는가.
세상의 룰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땅, 취업난과 연봉싸움에 허덕이는 보통의 남자들에게
제시카 알바가 프로포즈를 한다면
어떤 남자가 한국 애인을 배신하지 않겠는가.
제시카 알바의 명성이 얼마며 돈이 얼마인데.
그야말로 인생 대 혁명, 신데렐라가 되는 순간인데.
미친 사람만이
제시카 알바의 프로포즈를 무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의 기본 가치관이 흔들린다.
그래서 미친 사람은 무서운 거지.
거듭되는 신데렐라 이야기의 맹점은
그것이 어떤 식으로 드라마가 만들어지던지 간에
이 신데렐라에게 왕자님이 나타나기 전에 애인이 존재했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동화에서는, 난쟁이라는 이종족 설정으로 교묘히 빠져나갔고
드라마에서는, 보통 신데렐라에게 이전 애인이 없거나
남자는 신데렐라(여주인공)를 좋아했으나 여자는 그 정도로
그 남자를 좋아하지는 않은 관계 정도의 설정으로 비겁하였으며,
대부분의 포인트가, 왕자님과 지체 높은 여성과 신데렐라의 삼각구도로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려면
누가 봐도 알 수 있도록
서로를 몹시 사랑하는 신데렐라와 신데렐라의 애인 사이에
왕자가 등장해야 한다.
물론 이 왕자님은 김중배 따위의 속물이어선 안되고
누가 봐도 정말 정말 정말 왕자님이어야 한다.
돈, 미모, 교양, 마음, 어디 하나 흠이 없어 뵈는...
(브래드피트나, 그 이상의... 현대판 왕자님)
자.. 이야기는 어찌 될까...
이 여자는 미친년이어야 할까? [정상]이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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