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의 실업률은 4할.... 우리가 지뢰를 파고 있는 건 돈 때문이야.

휴머니즘 따위완 상관없이....

거추장스런 무기지만... 한 번도 밉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네.

그 전쟁은 포위망이 쫙 깔린 지구전이었어...

이게 없었다면 이 나라를 지키기 어려웠을 거야...

 

지... 지뢰의 프로라면....

 

그래... 우린 몇 년 전가지만 해도 지뢰를 심던 인간이었지.

이 나라에 묻혀 있는 지뢰는 추정 약 120만개...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제거 완료까지 2백 년은 족히 걸릴걸.

죽을 때까지 일 땜에 쪼들릴 일은 없어.

선생... 난 이 녀석을 꽉 붙들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

 

<이코마 3편 중>

 

 

 

 

 

현대의 대인지뢰는 사람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다치게 하는 게 목적이오.

전투 중에 동료의 다리가 날아가면 동료를 구하러 가지 않겠소...?

그때를 노려 쏘는 거요.

또 하나는 경제적인 타격... 일꾼이 다릴 잃으면 그것만으로도 나라의 손실이오...

국가에서 보상을 해야 되니까..

오늘 봤듯이 제거 작업에도 엄청난 노동력과 비용이 걸리지.

제거가 완료될 때까진 그 땅은 부동산으로서 가치가 없소.

이 모든게 복구 부진으로 연결되는 거요.

 

<이코마 3편 중>

 

 

 

 

 

피난민이 귀국하면 분명 자신의 무사함을 알리러 성묘를 오지 않겠소...?

거기까지 계산해 묘 앞에 지뢰를 설치한 놈이 있었던 거요...

믿어지시오...?

 

<이코마 3편 중>

 

 

 

 

 

 

민족주의란... 대체 뭡니까?

왜 그런 애매 모호한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거죠...?

 

선생...

방금 당신은 '왜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나?'라고 했죠?

나도 옛날에 그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인간은 그런 생물이 아닌 것 같더니다...

가만히 두면 인간은 인간을 죽이게 돼 있소...

이유 따윈 상관 없이...

 

<이코마 5편 중>

 

 

 

 

 

 

민주주의란 다수결의 원리가 기본이요.

다시 말해 소수파와 마이너리티를 잘라내는 게 민주주의지.

 

<이코마 5편 중>

 

 

 

 

 

 

 

R&F사 얘길 하는 거군요?

 

R&F사?

 

미국의 PR 기업이에요...

클라이언트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부...

의뢰 내용은...

세르비아인의 잔혹 행위만을 보도해...

국제 여론을 보스니아의 아군으로 만들어 세르비아=악당이란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것...!

 

하... 하지만... 그런 게 맘처럼 쉬울 리가...

 

그 효과는 절대적이었어요..

R&F사는 물꼬만 텄을 뿐.

 

<이코마 5편 중>

 

 

 

 

 

 

바로네 선생님...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피해지를 구하는 게 목적인 NGO가 왜 저렇게 추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거죠?

 

추해?

 

네! 인도적 구호 단체잖아요! 서로 협력하는 게 도리 아닌가요?!

 

.... 뭘 모르는구만...

우리 활동자금이 어디서 나오나?

 

기부금이요...!

 

그럼 보다 많은 사람들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지..?

 

보다 많은 자금을 모아야 된다구요...?

 

당연하지...

지금은 일류기업들이 구호활동에 거액의 자금을 대는 상황이야.

사회적 평가를 높이기 위해.

그럼 자네가 스폰서라면 어떤 NGO에 돈을 대겠나?

 

실적과 실력이 있는 NGO요...

그래... 스폰서 입장에서 피해지 일착이란 판단의 커다란 자료가 되는 법이야.

긴급 재해에 대해 초기 행동이 느린 NGO 따윈 고려대상에도 들지 않아.

 

....

 

50년 전 내가 그리던 구도에... 이제야 겨우 세계가 바짝 다가섰어...

부유한 자가 궁지에 빠진 자를 경쟁하듯이 구하는 것...

이상적인 세계라 보지 않나?

 

 

 

<이코마 6편 중>

 

 

 

 

 

 

 

 

 

 

 

국경을 달리는 의사 이코마, 의 후반부는 주로 사라예보 내전,을 배경으로 진행되는데

이 전쟁은 민족전쟁으로서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사상자를 낸 전쟁이었다고 한다.

본래 하나의 국가였던 유고의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각국이 독립운동을 한 것이라고 하는데

보스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이렇게 3나라의 민족전쟁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보스니아에는

3민족이 자연스럽게 모여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사실 민족을 구분하기 모호한 것이

외모와 피, DNA까지 한 민족이었기 때문인데

민족이 나뉘게 된 것, 종교가 나뉘게 된 것은

또,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으면서 그 영향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원래 한 민족이었던 이들이

지배를 받으면서 그 영향으로 민족과 종교가 나뉘었고

나중에는 지배를 받지 않는 중에도 민족을 구분짓게 되면서

타 민족을 죽이는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얼마 전에 <호텔 르완다>를 보았다.

무척 오래 기다렸던 영화라 개봉일에 맞춰 아침 일찍 보았다.

아프리카 내전을 다룬 영화였는데

권력을 장악한 후투족이 이전 권력 세력이었던 투치족을 학살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이 어떻게 구별되는가 하니.

신분증이었다.

그 외에 이 두 종족을 구분할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본래 구분이 되던 종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을 지배하던 벨기에(덴마크였나?), 아무튼 유럽인이

원래 똑같았던 이들을

조금 더 살이 하얗고 코가 덜 넓은 사람들과

조금 더 살이 검고 코가 더 넓은 사람들로 구분해서

너는 투치족, 너는 후투족, 이렇게 나누어서 신분증을 발급하고

투치족에게 권력을 몰아주었던 것이다.

때문에 투치족에 의해 억눌린 채 살아오던 후투족은 분노를 갖게 되고

지배하던 유럽인이 빠져나가자

후투족의 무력에 의해 권력을 장악하게 되고

이제 권력이 생겼으니

옛날의 원한을 풀자, 그런 식으로 투치족을 학살하던 것이

그 르완다에서 있었던 내전이었다.

 

 

그러니까, 얼마나 웃겼을까?

한국 전쟁을 바라보던 세계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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