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이 아큐브 디파인 비비드 스타일> 광고를 제작 중이다.

 

Idea 중에 초등학교 때 남자아이에게서 받은 카드를 25살의 젊은 여성이

동창회 가기 전에 꺼내본다는 설정이 있었다.

 

당연히 유치만땅인 내 아이디어다.

 

그때, 카드에 들어갈 문구를

감정 이입해서 손으로 써봤다.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해보니

상당 수의 여성이 초등학교 때 이런 카드를 받아본 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여자애 한테 줘본 적이 있다.

 

 

 

그 애를 꽤 좋아했던 모양인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계속 생각하고 어디선가 우연히 만나게 되길 기대하고는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독서실 창가에 기대서 컵라면을 먹다가

길 가에 서있는 그 애를 보게 된 적이 꼭 한 번 있다.

 

어쩌면 닮은 다른 사람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나는 그 애가 맞다고 확신한다.

그 애가 아니고선 그렇게 생긴 사람이 있을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나는 물론 내려가서 말을 걸 엄두도 내지 않았다.

그나마 요즘이나 내려가서 말 걸어볼까, 하고 갈등이라도 하지

그때는 갈등 조차 없이, 당연히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로 보이는 고삐리가 나타나서

둘이 손 잡고 사라져버렸다.

 

신이 있다면 내 뻑큐를 사정없이 먹어라~!

고 발광을 해댔던 날이었다.

 

 

 

신기하지만 당연하게도

이제는 그 애의 이름 조차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길에서 봐도 알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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