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수프, 야마다 에이미, 북스토리, 2006

 

 

 

 

 

 

나는 눈을 뜬 채 잠들고 싶은 거야. 나는 술취한 늙은 고양이가 된다. 눈앞에 있는 계란도 지금은 눈을 감고 있다.

 

 

 

눈을 감는 것은 막을 내리는 것과는 다르다. 내 세포는 기억력이 너무 좋으니까. 눈을 감으면서 내 고통은 시작된다.

 

 

 

나는 내게 뭔가를 원하는 남자는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에는 이미 죄도 없다.

 

 

 

남국의 열기. 내 마음이 소독된다.

 

 

 

나는 고뇌 속에서 얘깃거리를 찾아내는 그 고생 많은 사람들과는 다르니까.

 

 

 

유진은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아직 성애를 모를 텐데. 아이가 따르기에 나는 너무도 불친절하다. 그리고 부도덕하다. 나 같은 유의여자가 풍기는 냄새를 혐오감 없이 받아들이려면 수컷으로서의 연륜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을 텐데.

 

 

 

그는 하루도 파도타기 연습을 빠뜨리지 않는다. 일 년에 몇 번밖에 찾아오지 않는 그의 연인을 위해.

 

 

 

쳐다보고 있으니까, 저건 내 개야.

 

 

 

와양은 괜찮다. 그와는 살을 맞대고 사랑을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그와 나 사이는 구속이란 말과는 무관하다. 우리는 사랑이 얼마나 멋지고 무책임한지 알 만큼 어른이니까. 하지만 나는 토니와 그런 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 그는 배신을 모른다. 그러니까 배신을 용서할 줄도 모른다.

 

 

 

우리의 키스는 금방 바람에 날려간다. 그래서 몇 번이든 입술을 맞춘다.

 

 

 

나는 울고 있는데 슬픔을 느끼지는 않는다. 토니도 묻혀 흙에 보조개를 만들까 하고 멍하게 생각하고 있다.

 

 

 

 

 

 

 

# 상당히 오래 전 책인데 왜 굳이 뒤늦게 번역을 한 것일까.

   출판사나 번역가를 보면, 결코, 고전문학의 부활 등등의 클래식한 이유 때문은 아닐 테고,

   이것이 지금 정서에 제법 잘 맞아서 제법 잘 팔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거다.

   거의 1987년 정도 작품인 것 같은데, 그때의 이 정서가

   이제서야 한국에 들어맞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좀 창피하기도 하고...

 

# 인어수프라는 제목과 여성 작가라는 점에서 인어수프는 여성 누군가를 말하는 줄 알았더니

   남자 누군가를 말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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