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대합실의 작은 폭포가 있죠. 
거기에 사람들이 동전을 가끔 던집니다. 
저도 누가 던지길래 
지갑을 열었더니 20원이 보이더군요. 
있으나 마나 20원이라고 
검지 손가락 위에 올려 놓고서 
엄지로 퉁~ 튕겨 올려서 분수에 빠뜨렸죠. 
순간 가슴이 철렁 기분좋게 움직이더군요. 
어쨌든 돈을 버린 것 아니겠어요. 
작은 돈 함부로 버리면 
마치 하느님에게 벌이라도 받거나 
종래 거지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한 순간에 물방울 속으로 퐁 
자취를 감추었지요. 
위를 한 조각 덜어낸 것처럼 
가뿐하게 일어서서 기차를 탔습니다. 

 

 

 

PS.

2003년에 썼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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