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사북 초등학교 64명 어린이 시/임길택 엮음, 보리, 2006

 

 

 

 

 

 

 

 

 

 

 

옷 장수

 

                         6학년 우명희

 

엄마,

옷 사 줘.

엄마는,

너 팔아서 사 줄까?

 

 

 

 

우리 엄마

 

                       5학년 김용희

 

우리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팔을 다쳐서 엄마가

탄광에 대신 나가신다.

 

 

 

 

주인집의 아이들

                          5학년 이해남

 

우리가 과자 같은 것이 있으면

같이 노는 척하면서

과자를 빼앗아 먹는다.

그리고 지네들이 과자가 있으면

우리랑 같이 안 논다.

 

 

 

 

셋방살이

 

                                   5학년 김명희

 

나는 우리 옆집 아이와

가끔 싸운다.

그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후회하고 갈 때

우리 엄마한테 말해서

니네 식구 모두

쫓겨나게 할 거야.

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나는 얼른 뛰어가

그 말만은 하지 말라고

사과한다.

 

 

 

 

우리 집의 장마

 

                            5학년 김현미

 

물이 집에 들어왔다.

어머니는 일어나서

물을 퍼냈고

아버지도 물을 퍼냈다.

나는 내 신발을 껀지려고

발버둥을 쳤다.

어머니는 신발이 문제냐고

그랬다.

나는 무엇이 문제일까

그 다음 날

곰곰이 생각했다.

 

 

 

 

광부

 

                         5학년 윤중원

 

우리 이모부가

일하고 오는 걸

보았다.

얼굴은 검은 얼굴

옷도 검은 옷

내가 인사를 하니

대답도

검은 대답 같았다.

 

 

 

 

 

헛수고

 

                                     5학년 김명희

 

아버지는 내가 보기에도

늙으신 것 같다

요즈음엔 일 가기 싫다고

잔꾀도 부린다.

그러면서도

일 년만 더 하자고 한다.

처음 이사 올 때는

삼 년만 하자고 해 놓고

벌써 팔 년이 지났다

 

 

 

 

 

 

아버지의 월급

 

                            5학년 김해영

 

우리 아버지는

방직 공장에 가서

일을 하신다.

우리 아버지는

월급을 타시면

최고로 기분이

나쁘시다.

어떤 날은

월급이 적어서

우시는 적도 있다.

 

 

 

 

아버지 월급

 

                          6학년 정재옥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아버지 월급 쓸 것도 없네.

 

 

 

 

 

 

 

어머니와 아버지 싸움

 

                                5학년 이정희

 

아버지랑 어머니가 싸우면

저절로 눈물이 나온다.

말리려면 겁이 나고

나가 울면 혼나고

어쩔 줄 몰라

눈물이 나와도

그냥 있는다.

 

 

 

 

 

 

 

                                    5학년 윤종원

 

우리 집은 너무 허전하다.

작년 추석날에는

아버지가 장을 봐 오고

또 선물로 허리띠까지 사다 주셨다.

그런데 올해는

추석도 추석 맛이 나지 않는다.

어제 저녁에 후라쉬로

사방을 살피다가 문득 달을 보았다.

그러자 달의 얼룩점이

꼭 아버지 얼굴같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 산소에

후라쉬를 비치니

너무도 쓸쓸히 보였다.

 

 

 

 

 

내가 가져온 호차리

 

                                        5학년 김명희

 

삼 학년 때 내보고

호차리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나는 갖다 드렸다.

내가 공부 시간에 떠들어서

내가 가져온 호차리에 맞았다.

나는 무언지

억울한 것 같았따.

 

* 호차리 : 회초리.

 

 

 

 

 

 

 

 

하느님께 빌었으나

 

                   5학년 박재용

 

조회 시간이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데

눈이 부셨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오늘은 시험을 치니까

국기에 대한 경례를

똑바로 해야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착하다고

시험을 잘 치게 해 줄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눈이 부시거나 말거나

국기에 대한 경례를

똑바로 했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딴판이었다.

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딱지 따먹기

 

                                  4학년 강원식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옥수수와 나

 

                               5학년 배송숙

 

옥수수는

애기를 한두 개씩 업고

나란히 서 있다.

나도

작은어머니의 딸 미선이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업어 주는데

제대로 놀지 못하고

잘 돌아다니지 못하는 것이

제일 나쁘다.

 

 

 

 

 

얼굴이 새까맣네

 

                                5학년 남후일

 

어떤 아저씨들이

탄을 캐고 나오셔서 보니

탄이 걸아오는 것 같았다.

아저씨는

탄가루를 먹으면서

일을 한 표정으로

나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