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가끔씩, 자신이 외롭다 싶을 때거나

주인이 놀아주지 않는다 싶을 때

장난을 친다.

 

지난 2주 동안 주말마다

송탄까지 가서 운전연습을 했던 건

운전면허 학과시험에 합격한지 1년이 다 되어가서

늦기 전에 따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0시간의 운전 연습을 마치고

감이 떨어지기 전에 시험을 보기 위해

오늘 오전 강남면허시험장에 찾아갔다.

 

기능시험 서류접수를 하고

바로 기능시험을 보려고 했는데

 

학과 합격한지 1년이 넘어서

다시

신체검사부터 받아야 한다고 했다.

 

설마...

하고 응시원서를 보니

필기시험에 합격한지

1년 하고

3일

이 지나있었다.

 

2006년 6월 15일 필기시헙 합격

그렇게 도장이 찍혀있었다.

오늘은

6월 18일 월요일.

 

다시

신체검사를 받고

다시

운전면허연습문제집을 사서

회사로 왔다.

 

나는 작년 9월에 필기시험을 본 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내 기억이 잘못되었었거나

내 기억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이 조작되어버렸는가 보다.

 

오늘 밤에 다시 필기 공부를 해서

내일 아침에 다시 필기 시험을 봐야 한다.

 

운명의 주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이렇게 가끔

운명이 놀아달라고 재롱을 부리는 것을

잘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그야 물론,

나는 운명을 상당히 방치하며 요 몇 년을 보냈긴 하지만

그래도 나 또한

운명에게 야속한 면이 있다.

 

이런 거 말고

다른 걸로

장난을 쳐주면 안 될까?

 

행운, 같은 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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