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와 한국인
영원한 공부민족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모네 전시회를 왔다.
그림에 찰싹 달라붙어 살피는 사람들.
여기저기 붙은 설명들, 심지어 그림 설명기계(audio guide)까지 귀에 꽂아 들으며
그림 공부 중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묻는다.
“이 그림과 저 그림의 차이가 뭔지 알겠어?”
“………………………………..”
“이건 빠르게 그린 거고, 저건 느리게 그린 거야~ 잘 봐봐~!”
대체 모세가 느리게 그렸건 빠르게 그렸건
유화물감을 어떤 걸 썼건
미술 공부하는 사람도 아닌 일반인들이 왜 그리
알려 할까?
더구나 그 ‘알려 함’이란,
결코 순수한 지적 호기심으로는 보여지지 않는 걸.
어쩌면, 모네의 그림을 보면서도
“아름답다!”고 느껴지지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아름답다!”고 순수하게 감동 받지 못하니까,
이 그림에서 내가 감동 받아야 할 이유를 찾으며 훑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게 어째서 그리 인정 받는 그림이고
모네, 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관심을 갖는 건 아닐까?
미술 관람하는 모습에서 조차
이 화가의 <성공비법>을 알려 하는 사람들.
그건,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서적들이
성공비법, 성공사례, 당신도 000할 수 있다, 인 것과
아동학습 서적인 것과 비슷한 면모인 것 같다.
그러나 미술관이란 사실,
그런 걸 보러 가는 게 아니라,
그림을 보고,
아름다운 걸 보고, 싶어서 가는 곳이 아닌가…
그저 감동 받으면 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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