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높이 구두를 설계 중이다.

기술의 한계를 짐작하기 위해서 무지막지한 상상력이 필요할 정도로

기술의 수준이 상상불가인 요즘

키 높이 구두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간단한 일일 것이다.

 

물론 지금도 키높이 구두가 있지만,

그 키 높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10cm가 최고치이니

하이힐이며 키 높은 구두를 좋아하는 여성이 많은

기술 강대국 대한민국에서

그런 키높이 구두로는 만족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1미터 정도 되는 키 높이 구두를 연구 중인데,

듣자하니 키높이 구두의 포인트는

자신이 높은 굽의 구두를 신었다는 것을 교묘하게 감추는 기능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높이는 1미터나 되면서도

하나도 불편하거나 위험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티도 잘 안 나는 그런 구두를 연구 중이다.

 

예를 들면 위의 첫번째 그림 같은 경우,

저런 신발을 신고 다니면 아무도 키높이 구두를 신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죽마, 라거나

대나무 발?

장난감?

기린 다리?

아무튼 다른 무엇, 으로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사실은

키를 높이기 위해 신었다는 의도를 절묘하게 감출 수 있는 것이다.

 

키높이 구두를 연구하면서 든 생각인데

사람은 참 우습다고 할까... 그런 면이 있어서,

하이힐 같은 높은 구두를 신고서는

청바지 밑단이 길고 넓은 것을 코디해서는

자신이 높은 구두를 신었다는 것을 감추려 하는 심리가 재미있다.

 

그런 심리 때문에

언뜻, 그렇게 높은 굽이 좋으면 정말로 20cm고 30cm고 한 없이

높아지는 구두 굽 경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이미 너도 나도 하이힐을 신어,

이제는 하이힐을 신어도

어! 하이힐이다! 라고 튀지 않는 상황 속에서

굳이 더 튀어서 높은 굽을 신었다는 것에 타인의 신경이 쏘이도록 하는 것을 피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서로

동지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하이힐에 있어서는, 성형 수술만큼이나

쟤 저거 봐 하이힐 신었잖아~! 라는 비난을 삼가는 추세 같다.

 

어쩌면 처녀귀신들이 발이 없다는 속설도

하이힐을 신던 버릇이 남아서

보이지 않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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