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란,
햇살이 간지러워질 때쯤
북북- 여름의 껍질이 벗겨지고
손톱자국 같은 단풍,
전화벨 소리까지 말없이 차분해지면
후회할 것들 빈 깡통처럼 굴러다니는
오전 11시의 옛 우주정거장
불 들어오지 않는 우주 한 켠에서
칸막이 치고
몇 개의 우주선이 과일을 싣고 지나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