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이면 1년 중 거의 대부분 캄캄한 밤이고

밝기와 상관 없이 심리적으로는 더욱 캄캄한 밤이고

그래서 차라리 해가 뜨지 않길 바라는 밤인데

퇴근길이면 도시의 빛은 더 시끄러워지고, 더 냄새가 나고

아, 유혹의 도시구나, 과연

그런 생각이 든다.

 

토스트가게와 옷가게와 술집들, 포장마차, 귤장수, 먹을 것들, 놀 것들.

상점의 주인들이나 그 종업원들은 내가 퇴근할 무렵

캄캄한 밤에도 애써 불을 밝혀 놓고서는 나 같은 이들을 유혹한다.

쓸 돈이 많지 않으니 별 대단한 유혹꺼리도 없지만

그렇게 수 백 개, 수 천 개의 상점들이 다닥 다닥 붙어서

두 발자국, 세 발 자국마다 이것 드세요, 여기 들르세요, 이것 해보세요

하는 모습을 보면

아, 나를 유혹하는 저 사람들은 과연

자신들에게도 유혹 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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