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626호 중(中)
내 인생의 영화
어떻게 하면… 여길 벗어나지? <성냥공장 소녀> 중(中)
,윤성희(소설가)
나는 그 영화를 통해 말을 아끼는 방법을 배웠어. 만약 가능하다면, 가시만 남은 생선처럼,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도 나는 그 영화를 통해서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을 배웠어. 부모님이 부엌에서 죽어가는 동안 그녀는 거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음악을 듣지. 카메라는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그녀가 차에 몸을 던질 때 카메라는 벽돌이 부서진 건물 벽과 홈통만을 보여주지. 드러난 것과 감추어진 것 사이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어.
어머니란 딸에게 ‘더 나은’ 곳을 꿈꿀 수 있도록 해줘야 해. 꿈꿀 수 없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곳을 벗어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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