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중) – 타인의 증거, 아고타 크리스토프, 까치, 2007(초판 7쇄)
루카스는 머리를 하얀 담장에 기댄 채 뜰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다. 햇살이 눈부시다. 그는 눈을 감았다.
- 이제 어떻게 한담?
- 예전처럼 아침이면 일어나고, 밤이 되면 자고,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을 하면 되는 거지.
- 오래 걸릴 거야.
- 어쩌면 평생 동안.
루카스가 말했다.
- 술집이 다 문을 닫으니까 나는 이 마을에서 미아가 도니 기분이에요.
빅토르는 어깨를 으쓱했다.
- 자네는 어떤 걸 원하나? 어른들 책도 다 마찬가지야. 자, 보게. 소설들도 다 체제를 찬양하는 것들이야. 이 나라에는 이제 작가가 없는 것 같애.
루카스가 말했다.
- 네, 저도 그런 소설들을 알아요. 그런 것들은 종이 무게만큼 밖에 가치가 없죠.
신부는 일어나서 루카스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 “젊은 날에 신을 섬기도록 해라, 불행한 날이 닥치기 전에, 그리고 네 입에서 ‘나는 살고 싶지 않다’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 죽은 사람들하고 떠난 사람들하고는 한 가지 차이밖에 없어, 그렇지? 죽지 않은 사람들은 돌아오지.
루카스가 말했다.
- 그렇지만 그들이 없는 동안 그들이 죽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지?
- …… 하지만 자네는 그 여자를 사랑하나?
루카스가 문을 열었다.
- 저는 그 단어의 뜻을 잘 모르겠어요. 아무도 그 뜻을 모르는 것 아닐까요? 당신이 하는 그런 질문은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나는 사람들이 어떤 새나 꽃을 기억하듯이 내 아내를 기억하고 있지.
- 많은 여자들이 그들의 실종되거나 죽은 남편을 기다리며 울고 있어요. 하지만 노인께서 방금 말했듯이, “고통은 줄어들고,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지요.”
불면증 환자는 눈을 뜨고 루카스를 바라본다.
- 줄어들고, 희미해지고,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네.
잠이 가장 잘 오는 곳은 사랑했던 사람의 무덤이라고 말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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