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NO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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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군주론

 

 

 동네 아주머니도 오락 프로그램에서 한 번은 웃길 수 있다. 하지만 버라이어티 쇼는 그렇게 10년을 웃겨야 레귤러가 된다.

 

 

 버라이어티 쇼의 한복판에서 박명수와 김구라를 웃으며 통제하고, 그날의 게스트까지 적당하게 배려하며, 그 와중에 웃긴다고 칭찬까지 듣는 건 유재석이 유일하다. 이 난이도 10의 영역을 가능케 하는 것은 유재석만이 가진 정치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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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잘하면 정말 부자가 될까

 

 

 인수위의 영어 정책이 연일 화제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영어를 잘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영어만 잘하면 정말 선진국이 되는 걸까. 그럼 대통령부터 미국인을 뽑든지.

 

 

 거대한 농담의 시대다.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차기 정권인데, 어째 농담만큼은 늘 운하급이다.

 

 

 인수위는 대대적인 영어공교육 개혁안을 발표했다. 오는 2013년까지 2 3천 명의 영어 전용 교사를 채용하고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을 지금의 주당 1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하며, 2013학년도 대학 입시부터는 국가 영어능력평가 시험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가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함으로써 개인의 사적 욕망을 충족시켜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짓말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러기 아빠는 자기 자식이 남들보다 영어를 더 잘 하게 하고 싶은 것이지, 결코 모두가 영어를 잘 하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게 아니다. 모두가 영어를 잘 하게 돼서 사교육 시장이 안정화되고 가정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야말로 나는 새가 용이다. 일단 영어 수업을 따라잡을 수 없는 아이들은 도태될 것이고, 따라잡는 아이들 중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며, 결국 이 광기 어린 시험 제도 안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게 하는 데 최고의 명약인 사교육만 더 과열되고 팽창할 것이다. 뻔한 일이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영어를 공용화하면 정말 부자가 되고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걸까. 부자가 되고 선진국이 되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건지에 대한 질문은 차후로 미뤄두더라도, 이건 아무런 근거가 없는 흰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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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그들을 보면 뭐라 말할까

 

 

 개신교 비판은 어제 오늘 밥상 국거리가 아니다. 최근에도 MBC의 시사프로그램이 거대 교회의 세습과 사유화, 과세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때마다 무한반복된 메아리는 일부의 문제를 들어 전체를 호도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자정노력을 하고 있다는 변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어적 어휘구사는 은연중에 논점을 흐려 놓는다. 바로 그 일부 교회가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주류 교회라는 맥락을 외면하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기독교사회책임 등의 그룹과 대부분의 대형 교회가 여기 속한다. 부와 권력과 규모를 신이 내려준 복 즈음으로 정당화하는 교회들이다.

 

 

 지도를 펼쳐놓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따로 표기해보면 수많은 동그라미에 가려 한반도가 사라진다. 세계 최대 교회 50개 가운데 무려 23개를 보유한 초강대 개신교 국가다. 엄청나게 성장했다. 좁은 땅에 성령이 역사하신 탓이라고 했지만, 실은 양적 성장을 향한 교회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오로지 높고 넓고 두터운 성전을 신의 이름으로 목 놓아 욕망했다. 이는 결국 과격한 세속화로 이어졌다. 미디어를 통해 밝혀졌듯이 대형 교회의 목사들은 각종 면세혜택을 누리면서 엄청난 부를 쌓고, 교회를 사유화하고, 세습하고, 신도의 돈을 횡령하고,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투기를 일삼았다. 소득세를 냈느냐 안 냈느냐를 가지고 말이 많은데, 냈다고 해도 애초 소득이 얼마고 그걸 어디 어떻게 썼는지 밝히지 않다 보니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가 없다. 모든 과정은 조금도 투명하지 않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검은 돈이 헌금의 탈을 쓰고 교회와 개신교 사학재단을 경유해 암암리에 세탁됐다.

 

 

 부자 교회, 무자 목사에 대한 주류 개신교의 입장은 명료하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MBC의 비판적 보도를 의식한 듯 1 27일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수 믿는 사람은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 예수 믿는 사람은 판자촌에 살아야 한다(는 말), 사탄이 하는 거짓말인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거부였고 이삭도 거부였고 야곱도 거부였습니다. 주장의 수준을 따지기 이전에, 예수는 목수였다. 판자촌에 살라고 한 사람도 없었다. 이에 앞서 작년 1월에는 같은 자리에서 홍정식 목사(하베스트샬롬교회)예수님은 가난하지 않았다. 예수님과 요셉은 가구를 잘 만들었다. 그래서 많이 팔렸을 것이다. 더군다나 치유 사역을 했기에 헌금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가난은 저주다. 부의 옷을 입어야 한다. 지금까지 순복음교회는 잘해왔다는 눈물의 신앙 간증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회적 약자를, 가난한 자를 위한 교회라는 원론적 가치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상식에 반한다. 하지만 교인들에게는 상식처럼 보인다.

 

 

 십일조는 모세 시대의 율법이다. 주유 교회에 의해 이단으로 취급되는 미국의 오순절 교회만 제외하면, 전 세계 모든 교회가 수백 년 전 근대화 과정을 거쳐 폐지한 제도다. 물론 십일조의 당일성은 교리적 해석의 몫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이냐다.

 

 

 사랑실천당의 전광훈 목사는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다음과 같은 일장연설을 내뱉었다.

 사학법도 법이라고, 동성연애법도 법이라고 만들었냐. 국회의원 개새끼들, 왜 잠자는 목사들의 코털을 건드나. (중략) 국회를 100프로 점령하고 299명 다 채워서 예수 안 믿는 놈은 감방에서 5, 얼마나 좋아. 내가 군사독재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생각이 보통 독재가 아니다. (중략) 끝까지 예수 안 믿는다고 하면 섬을 하나 정해놓고 중들을 집어넣어 헬리콥터로 컵라면만 떨어뜨리자. 예수도 안 믿는 인간들이 왜 살아. 한기총의 신임 대표회장인 엄신형 목사(뉴라이트 계열이다)는 금란교회 초청회 자리에서 사랑실천당 창당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기총이 앞장서서 목숨 걸겠다. 다음에는 예수 믿지 않으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기총의 대표회장 선거는 현재 금권, 비리 선거였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엄청난 배타성과 권력욕에서 비롯된 분열증이다. 주류 교회의 이 같은 폭력성은 무분별한 선교활동으로 이어져 아프간 피랍사태를 자초했고, 성경에 노조가 없다는 궤변으 입에 문 이랜드의 비정규직 사태를 몰고와 국민적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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