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VOL 149
시인, 작가
“그렇다고 시인이 쓰는 스타일리시한 글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저는 내면서도 얼마나 힘들었게요. 시인이 오도를 하고 있구나. 사진 찍는 것도 문단에서는 좋게 보지 않아요. 저는 그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애를 쓰고 있는 사람이고. 방송국에서 일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싫었어요. 시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싫었어요. 그러다가 이런 책까지, 발랄하고 감정 위주의 여행기까지 낸단 말이야? 뜨끔했어요. 출판사한테 제발 광고 좀 하지 마, 그랬지요.”
그럼
“저는 모르겠어요.”
“어떤 사람이면 좋겠어요?”
“저는 그냥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뭐였으면 좋겠어요? 새?”
“새죠. 그랬으면 좋겠어요. 순간이동을 해서 비행기 안에 있거나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을 자거든요. 그런 습관이 2년쯤 됐어요. 순간이동하는 새. 차비 안 내는 새.”
“그런 사랑은 오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그런 감정이 잘 거세되는 것 같아요.”
“… 파리에서는 식물 살 돈 없으면 감자라도 양파라도 싹을 틔워서 창가에 놔둬야 하는 사람이에ㅛ, 제가.”
그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결국 나도 불행해진다
대전동물원에서 늑대를 만났을 때 늑대에 관해 설명한 표지판 속의 글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늑대는 평생 한 마리의 암컷과 사랑을 한다. 자신의 암컷과 새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는 포유류다. 사냥을 하면 암컷과 새끼에게 먼저 먹이를 양보한다. 제일 약한 상대가 아닌 제일 강한 상대를 선택해 사냥한다. 독립한 후에도 종종 부모를 찾아 인사한다. 인간이 먼저 그들을 괴롭혀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늑대와 남자는 엄연히 다르다.’
DJ 성시완
우리 음악이 많이 나오고 사랑받는 건, 좋은데, 분위기가 너무 가요 위주로 편중되어 있기는 하죠. 글로벌 시대라고 하지만 전혀 글로벌하지 않은 상황이라고나 할까.
곡목 소개도 안 하고 한 시간 내내 음악만 내보낸 적도 많았어요. 당시에는 아직 군부독재시절이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험악했어요. 미국에서 금지된 곡은 무조건 방송금지였죠. 전 음악이 좋아서 틀고 싶었는데 방송을 금지시킨 사람들은 한 번도 들어보지 않고 무조건 금지시켰어요. 그래서 동독 음악을 소개할 때는 독일 그룹,, 일본 음악을 소개할 때는 동양의 그룹, 이런 식으로 소개했어요. 하루는 곡목과 아티스트 소개 없이 12곡을 내보냈는데 <
뮤지션
어쩔 수 없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국밥을 만들 수밖에 없어요. 짜다는 사람도 있고 싱겁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거예요. 그렇다고 사람들 말을 다 들을 수도 없는 게, 그러다보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어중간한 게 되는 거예요. 그게 바로 메이저 음악이죠. 나는 내 가게를 해야 하니까, 내 기준에서 최고로 솔직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세상에 완전한 기준은 없으니까. 취향 문제라서. 누굴 따라다니기 시작하면 끝인 거 같아요.
어차피 인디음악은 돈 안 되니까 살 길을 만들어놓고 음악하자고 생각하는 어린 사람들이 싫어요.
살 잘라내서 음악한다는 느낌이 든 적도 있어요. 스스로를 속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인 거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고 뭔 말을 하고 있는지, 남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거. 자기한테 자기가 속는 거죠. 자신의 가장 큰 단점을 외면한다거나, 자기가 행복하다고 스스로에게 뻥을 친다거나.
“나는 자동차 광고 못 하겠다. 너무 힘들어…” 모두들 황당해했습니다. 그렇게 자기가 원했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국 ‘자동차 광고 못 하겠다’라니?! 그 선배에게 자동차 광고가 어렵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선배가 대답했습니다. “정말 어려워. 이 세상에 이런 제품이 없는 것 같아.” 그리고 그 선배는 자동차 광고의 특징에 대해서 말해주었습니다. “자동차는 광고에 있어서는 극단의 양면성을 가진 악마 같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생필품이지만 지독한 고가품이기도 해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제품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모르는 제품이야. 겉으로 얌전해 보이는 사람도 자동차에서는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하니까 소비자의 성향파악이 안 돼. 수천만 원짜리 자동차를 사는 사람의 관심사는 엔진의 성능의 아니라 자동차 페인트가 반짝이느냐, 하는 거더라구. 도대체 어느 장단에 초점을 맞추어 광고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자동차 광고는 결국 세 가지 메시지밖에 말할 수가 없어. 첫 번째는 ‘이 자동차를 타시면 당신은 정말로 폼이 나십니다.’ 두 번째는 ‘이 자동차는 비싸지만 성능은 끝내줍니다.’ 세 번째는 ‘이 자동차는 경쟁제품이 비해 가격이 쌉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품격, 성능, 가격의 세 가지 메시지가 전부인 것 같아. 그런데 나는 이렇게 남들이 다 말해버린 광고를 만들기 싫거든. 자동차에 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수천, 수만 가지인데 소비자들은 자동차에 대해 중요한 것은 전혀 듣고 싶지 않은 것 같아. 결국 자동차 광고를 못 만들겠더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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