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뭔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즐겁다는 것이다.
업계가 불황이라 변변찮게 눈에 띄는 일이 없었음에도
은근히 꽤 바빴던 한 달이다.
일의 양에 비해 바빴던 이유 중에는
내가 서툴기 때문에, 라는 이유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늘
내가 더 많이 알았더라면
보다 능숙했더라면
훨씬 경험이 많았더라면
이라고 바라게 되지만
역시 이 몰랐다가 알게 되는 그 희미한 경계
발자국이 남지 않는 땅을 걸어가는 이 동안이
정말은 더 재밌는 것 같다.
맛의 엑기스라고나 할까.
겨우 한 달
내가 얼마나 왔는지
어디로 왔는지
잘 가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게 좋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결과만 놓고 얘기할 수 없는 성질의 것.
이렇게 보면 이렇고 저렇게 보면 저런 순간들.
막상 문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문 뒤에 뭐가 있는지 결정되지 않는 불확정성 원리의 상태
어떤 면에서
불확실한 상태만큼 삶에 있어서 확실한 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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