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빛에 숨어사는 사람들을 피해
밖으로 나와 담배를 꺼낸다
눈을 감으면 구분할 수 없는 맛인데
레종보다 던힐을 선호하는 것은
자기가 만든 자기를 태우는 것이다
이렇게 어둠이 낯설다
마치 내가 아는 어둠이 오지 않은 것처럼
눈을 감으면 구분할 수 없는 사람들
구분할 수 없어 안심되는 사람들
더 이상 못해먹겠어 라는 표정으로
마침 눈이 내리고
거기두 오지? 이 동네만 오남
이라는 문자가 눈 사이로 날아오는 것이 보인다
눈을 감으면 알아볼 수 없는 당신이
눈을 뜨고 옷을 챙겨 입고 길가다 담벼락에 쌓인
소복 눈에 잠시 손가락을 얹어보듯 문자를 보낼 때
마침 나는 옥상에 주구려 앉는다
츄리닝이 당겨지며 발목이 드러나고
눈들이 그곳을 좋아한다
춥다- 라는 게 아니라
겨울이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