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동아일보사, 2008(개정판 4쇄)
이곳은 미국이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에게 피살될 가능성이 있다.
그곳은 매카이가 도취해서 썼듯이 ‘이윤으로부터의 피난처’여야 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 건설의 공로는 항상 매카이에게 돌아갔다. 이것은 그가 96세까지 살았으며, 보기 좋게 센 백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기에 뭐가 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2명의 아이가 배낭 안에 한 쌍으로 들어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움직이지는 않아서 좋지만, 목말 태우는 것과 달리 들리길 원치 않아서 그걸 들려고 할 때 ‘아, 이놈은 땅바닥에 그냥 주저앉아 있고 싶어한다’는 걸 – 말하자면 시멘트 한 포대나 의학서적 한 상자처럼 – 대번에 알게 될 것이다.
내 몸이 수평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렇게 감사해한 적이 없었다.
숲은 여느 공간과는 다르다. 무엇보다도 입체적이다.
산림청은 진정 비상한 기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관의 명칭을 보고 아마 그 기관이 나무를 보호하는 것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으로 짐작한다. 원래 계획은 그랬을지 모르지만, 실은 아니다. … 실제로 산림청이 한 일의 대부분은 도로를 닦는 것이다. 농담이 아니다.
나는 살다 보면 지구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들과 얼마간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는 게 신의 섭리라는 것을 안다.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의 백미가 상실에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 당신 별자리는 뭐야?”
메리 앨런이 물었다.
“커니링거스(여성 성기의 구강 애무).”
카츠가 대답했다.
그녀가 내게 고개를 돌리고 “당신 거는?” 이라고 물었다.
나는 잠시 뭔가를 생각해낸 뒤 “네크로필리어(시간;屍姦)야.” 라고 말했다.
발로 세계를 재면 거리는 전적으로 달라진다.
실제 국립공원관리국은 뭔가를 멸종시키는 게 전통인 듯싶다. 브라이스캐니언 국립공원은 아마 가장 흥미로운 사례일 것이다. 1923년에 창설된 이 공원은 자신이 관리를 시작한 지 반세기도 안 되어 7종의 포유류-흰꼬리 산토끼, 들개, 영양, 날아다닐 수 있는 다람쥐, 비버, 붉은 여우, 점박이 스컹크-가 멸종되었다. 이런 동물들이 브라이스캐니언에서 공원관리국이 그들에게 관심을 갖기 전 수백만 년을 생존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놀라운 업적이다. 모두 합해 42종의 포유류가 20세기에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멸종되었다.
몇 해 동안 미국인들이 차에 잔뜩 싣고 엄청난 거리를 달려 경이로운 자연 풍광의 입구까지 와서 결국 원하는 것은 미니 골프를 하거나 패스트 푸드를 먹는 것이라는 걸 간파한 상인들에 의해 이 마을은 번성했다.
주요 기사는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주법이 통과되었다는 것을 전하고 있었다. 대신 지구는 하느님이 언젠가, 뭐랄까 이 세기가 시작되기 전 일주일 만에 창조했다는 걸 가르치도록 의무화했다. 그 기사는 이 문제가 테네시에서는 새로운 게 아니라고 쓰고 있다.
테네시 사람들에게 진정한 위험은, 원숭이로부터 진화되었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원숭이들이 그들보다 나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200년생 호두나무가 일상적으로 베였다.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게 나무 꼭대기 가지에 열린
호두를 보다 쉽게 수확할 수 있다는 거였다.
‘곰이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순간 내 두뇌 속의 모든 신경이 깨어나고 미친 듯이 서로 돌진하면서 충돌했다 – 개미집을 부수었을 때 개미들이 보이는 반응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다시 심하게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이어, 샘에서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 그게 뭐든 간에 그놈은 한잔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한 친구가 훨씬 뒤에 비유한 대로 “봐라, 만약 네가 미국을 가로질러 어느 각도에서든 3천200km의 줄을 긋는다고 해도 9명의 살인 희생자가 나오게 되어 있다.”
그웬 슐츠가 <잃어버린 빙하기>에서 쓴 대로 ‘빙판을 형성하기 위해 꼭 많은 양의 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눈이 적든 많든 간에 얼마나 녹지 않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강수량과 관련해서도 슐츠는 남극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이고, 심지어 어떤 큰 사막보다도 비가 오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 공병단에 대해 한마디 하면, 그들은 잘 짓지 못한다. 네브래스카 주 미주리 강에 만든 댐은, 너무 허술하게 지어져 악취가 심한 개흙을 니오브라라라는 마을에 쏟아 부었다. 이 마을을 아무도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버렸다.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가장 동물을 많이 죽인 학생에게는 연간 대학 장학금을 수여했고, 다른 주들은 거리낌 없이 현상금과 현금을 나누어 주었다. 합리성도 종종 간과되었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한 해 1천875달러어치의 가축 손실을 막기 위해 13만 마리의 올빼미와 매를 죽인 대가로 9만 달러를 상금으로 나누어 주었다.
나그네비둘기는 돼지 사료로 쓰이거나 단순히 눈 감고도 명중할 만큼 쉽게 많은 새들을 잡을 수 있다는 즐거움의 표적이 되었으며, 캐롤라이나잉고는 농부의 과실을 먹어치우고 사랑스러운 여성의 모자를 장식하는 훌륭한 깃털을 제공했기 때문에 멸종되었다.
그래서 요즘, 숲은 정말 조용한 곳이 되었다.
나는 바위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았다. 호수는 거의 고통스러울 만큼 아름다웠다.
“그럼, 너희들이 준비될 때까지 산은 그대로 있을 거야, 이 녀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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