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코리아, 2009년 1월
“암은 도둑이에요. 시간을 훔치죠”
악몽으로 변한 21세기판 골드러시
“우리에겐 저 산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예요.” 아파사가 광산 너머로 보이느 눈 덮인 산허리를 고개로 가리킨다.
이들은 변치 않는 광택을 지닌 이 금속을 ‘태양이 흘린 땀방울’이라 믿었다.
원소기호 Au
금을 채굴하려고 뒤엎어놓은 땅은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어마어마한 반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금은 극히 소량이다.
어떤 첨단기술도 금광에서 나오는 엄청난 폐기물을 없애진 못한다. 16시간도 채 안돼 인류가 지금까지 캔 금보다 더 많은 폐기물이 쌓인다.
내버려두라
때 묻지 않은 태고의 장엄함을 간직한 오지. 러시아 크로노츠키 자연보호구역
지구상의 어떤 곳은 너무나 경이롭고 외부의 영향에 민감해 인간이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있는 그대로 놔두고 멀리서 감상해야 할지도 모른다.
러시아 정부는 훼손되기 쉬운 장관을 가진 이곳을 ‘자포베드니크’라는 자연보호구역으로 설정해 보호한다. 그 뜻을 풀이하면 대체로 이렇다. “동식물 및 지질 연구와 보호 목적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통제된 곳입니다. 관광도 금지된 곳이니 돌아가 주십시오.”
최후의 생존자
메리트 섬의 참새들이 멸종한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환경개선’ 때문이다. 검정바다멧참새를 먹는 사람도 없고 재미 삼아 사냥하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고 서식지가 파괴된 것도 아니고 서식지를 침범해 들어온 포식동물에게 잡아먹힌 것도 아니다. 인간이 자신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생태계를 바꾸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모기를 없애려고 DDT를 뿌리고 염습지에 담수식물들이 자라게 하기 위해 바닷물을 막은 것이다.
아마 ESA(멸종위기종보호법)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는 이 법이 불러일으키는 논쟁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 논쟁은 멸종위기종을 여론에 노출시키고 우리의 행동이 어떤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준다. 교외에 새 택지를 조성하거나 석유시추를 위해 공유지를 임대해주거나 에탄올 생산을 위해 옥수수 경작지를 늘리는 것 같은 단순한 경제적 결정도 실은 많은 동식물의 생존이 달려 있는 자연이라는 보다 큰 경제의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멸종위기종을 법적으로 보호하려는 투쟁의 성공 여부는 결국 언제나 그렇듯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큰뇌조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면 와이오밍 주의 천연가스와 석탄 개발 사업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 손실은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우리가 어차피 해야만 하는 일이다.
… 동식물의 멸종을 막는 것은 결국 인간의 절제에 달렸다.
빙하시대를 견뎌낸 캘리포니아독수리도 인간만큼은 당해낼 수가 없었다. 썩은 사체를 뜯어먹고 사는 녀석들 상당수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거나 사냥꾼들이 남기고 간 납에 중독돼 죽었다. 1985년에는 살아남은 캘리포니아독수리가 9마리밖에 없었다.
북극 탐험기 1부 1893-1896년
얼음 속에서의 1000일
1888년, 난센은 최초로 그린란드 횡단에 나섰다. 자신의 탐험에 대해 언제나 대수롭지 않게 말하던 그답게 난센은 이 여행 역시 ‘스키 여행’이라 불렀다. 하지만 실제론 노르웨이로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 보트가 유실되는 바람에 바다표범을 사냥하고 카약을 배우며 그린란드인들과 함께 겨울을 나야 했다.
난센의 의자가 창문을 향해 있다. 프리드쇼프 난센이 알았던 유일한 방향인 정면(프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북극 탐험기 2부 2007년
난센의 발자취를 따라
많은 노르웨이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오우슬란 역시 어린 시절 잠들기 전 난센의 위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난센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그는 전문 탐험가 겸 가이드가 되어 총 14차례나 북극점을 밟았다. 한번은 홀로 스키를 타고 아무런 외부지원 없이 사상 최초로 북극점에 간 적도 있다.
울리크가 얼음이 깨지지 않도록 몸을 쫙 펴서 체중을 분산한 다음 얼음판 위를 조심조심 기어가고 있다. 살짝 언 얼음꽃들을 방수옷 소매로 문질러 길을 낸다. “수영장 물 위에 비닐을 쫙 펼쳐놨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그 위를 기어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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