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로 건너가려면

 

 

저기요 그리로 건너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벌써 30분 째

거울 속 나에게 묻는다

그도 귀머거리처럼 나에게 묻는다

그 나와 이 나는 거울을 본다

그 나는 그 나를 보고

이 나는 이 나를 본다

거울 속 내 눈동자에 비친 나는

그 나가 비친 나인가

이 나가 비친 나인가

사실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아

생각은 뿌옇게 거울 위에 쌓인다

내가 건너가고 싶은 건

거울에 가려진 한 여자

거울 속 나는 모르고

거울 밖 나만 아는 여자

거울을 반대 편으로 돌려도

거울 속 나는 볼 수 없는 그녀

둘이 같이 거울을 봐야만

거울 속 내가 볼 수 있는 그녀

저기요 그리로 건너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벌써 30분 째

거울 속 내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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