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에그, 오가와라 히로시, 작가정신, 2007(초판1쇄)
세무 신고용 장부가 시작 단계에서 중지된 지 오래인 채로 놓여 있고 영수증이 퇴적암처럼 쌓였다. 퇴적암은 다시 사막을 형성했다.
“운이 중요한 거야. 운하고 물 끓이는 포트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어.”
젊지도 않으면서 머리 모양에 집착하는 남자는 주의 대상이다. 달라붙는 기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 분 가까이, 씹다가 대변이 되겠다 싶을 정도로 씹는 동작을 계속한 다음 드디어 노파는 입을 열었다.
샤워를 끝내고 평소처럼 물을 끓이려는데 할머니가 갈색 차통을 끌어안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보는 시선으로 내 배꼽 아래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좋은 걸 가르쳐주지. 책가방을 버려봐. 그러면 왠지 학교에 가고 싶어져.”
“하드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ㅇ벗어. 부드럽지 않으면 살 자격이 없고.”
무엇을 노래하는지 가사는 전혀 알 수가 없었지만 무엇을 노래하고 싶은지는 잘 알 수 있었다. 그런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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