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4들이 뱃속에 들어가 날카로운 모서리로
여기저기 쿡쿡 찔러대는 새벽.
오늘이 한여름이었으면
막 들썩이기 시작하는 푸른 동쪽을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
개미처럼 일한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까
일개미도
눈동자를 문지르며 자신의 운명에 대해 생각할까.
그들도 하루 다섯 잔씩 커피를 마시며, 매번
일회용 종이컵을 아껴야지 생각하면서도
다시 매번 일회용 종이컵을 쓸까.
어떻게 보면 일도 욕심으로 하는 것.
하나라도 더 가지려 하는 탐욕처럼, 좀 더, 좀 더.
지금은 흡혈귀가 퇴근하는 시간.
피가 빨린 표정의 몇몇은 책상에 말뚝 박힌 채로 퇴근하지 못하고 말라가는 시간.
흐릿한 자의 눈으로 보면, 꽃은 예쁜 게 일인 것만 같아
어떤 무덤들처럼 밤새 꽃과 단 둘이 있고 싶다.
처음엔 도망가고 싶다가도 진이 다 빠지고 나면
그냥 엎드려서 잘들 사냐고 편지 쓰고 싶다.
사람들이 다 자고 있는 세상과 사람들이 다 죽어있는 세상에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
어떻게 하면 돈 때문에 일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을까.
돈을 받지 말을까?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건 사랑 노래가 아니야 - 작사 (0) | 2009.10.23 |
---|---|
나이 (0) | 2009.10.23 |
계란 전망대 (0) | 2009.10.09 |
자메이카 휘트니스 할인권 (0) | 2009.09.30 |
너의 무릎 (0) | 2009.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