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44. 오전.

 

 

 

숫자 4들이 뱃속에 들어가 날카로운 모서리로

여기저기 쿡쿡 찔러대는 새벽.

 

오늘이 한여름이었으면

막 들썩이기 시작하는 푸른 동쪽을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

 

개미처럼 일한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까

일개미도 새벽 4 44

눈동자를 문지르며 자신의 운명에 대해 생각할까.

 

그들도 하루 다섯 잔씩 커피를 마시며, 매번

일회용 종이컵을 아껴야지 생각하면서도

다시 매번 일회용 종이컵을 쓸까.

 

어떻게 보면 일도 욕심으로 하는 것.

하나라도 더 가지려 하는 탐욕처럼, 좀 더, 좀 더.

 

지금은 흡혈귀가 퇴근하는 시간.

피가 빨린 표정의 몇몇은 책상에 말뚝 박힌 채로 퇴근하지 못하고 말라가는 시간.

 

흐릿한 자의 눈으로 보면, 꽃은 예쁜 게 일인 것만 같아

어떤 무덤들처럼 밤새 꽃과 단 둘이 있고 싶다.

 

처음엔 도망가고 싶다가도 진이 다 빠지고 나면

그냥 엎드려서 잘들 사냐고 편지 쓰고 싶다.

 

사람들이 다 자고 있는 세상과 사람들이 다 죽어있는 세상에

별 차이는 없어 보인다.

 

어떻게 하면 돈 때문에 일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을까.

돈을 받지 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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