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옷에서 모기향 태운 내 난다

간밤에 제 몸 불태워

모기들과 양패구상한 모기향

그 시체가 아직 조끼며 셔츠에 쌓여

마땅히 내릴 곳 없어

서울 시내 한 바퀴 돈다

2호선 안에는 빙글빙글 불사르다

잔뜩 지친 대머리들 병든 독수리처럼

잠실 부근에서 어이쿠 실례

환승하는 햇살 햇살 물컹거리는 햇살

세수도 빗질도 거울 한 번도 보지 않고

오줌만 싸고 달려 나온 집

1년에 한두번 명절이면 매번 그렇게

달려 나오는 집에서

올해는 유독 모기향의 죽은 냄새

아니 살던 냄새 잔뜩 업어 나왔다

혹시 나도 죽은 게 아닌가 싶어

한강 지날 제

저승 돌아가는 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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