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0912

 

 

 

 

 

친환경 도시를 꿈꾸는 인천송도지구

 

 생활폐기물이 관로를 통해 소각장에 자동으로 모이는 시설을 설치했다. 주민들이 아파트 각층에 설치된 쓰레기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진공 압력 관로를 통해 2km 떨어진 집하장에 모아 소각장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선물은 이런 쓰레기 처리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덕분에 주민들은 냄새 없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쓰레기 수거차도 필요하지 않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과학

 

 세월따라 변하는 말

 영국 리딩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마크 페이절이 낱말들을 컴퓨터로 분석한 끝에 언어생활의 비밀을 찾아냈다. 바로 쓰지 않으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같은 낱말은 가장 오래 사용된 말이며 변화도 가장 적다. 이런 낱말들은 1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형태와 발음이 비슷하다. 사용빈도가 가장 적은 낱말들은 800년 안에 다른 말로 바뀔 수 있다 또한 품사에 따라 변하는 속도가 다르다.

 

 

 

 

 

 

야생

 

 개미군단의 세력 확장

 곤충 세계에서 로마군대 혹은 몽골 침략자로 통하는 아르헨티나개미는 이제 지구 구석구석까지 침투해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해충 중 하나가 됐다.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서식하는 녀석들은 토종 개미들을 쫓아내고 농작물 수확을 망치며 가정집 안방까지 침투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아르헨티나개미가 지금까지 확인된 곤충군체 중 가장 ‘’슈퍼군체

를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건강

 

 결핵의 치명적인 변신

 결핵은 수만 년 동안 인간을 괴롭혀 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더욱 나빠져 가장 진화한 형태인 광범위 약제내성(XDR) 결핵이 나타났다. 이 결핵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며 신체기관을 파괴하는 질병 중 지금까지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결핵 감염자로, 대다수가 잠복성 결핵균에 감염돼 있다. 하지만 2007년 결핵 사망자는 180만 명, 신규 환자수는 930만 명으로 대부분 개발도상국 사람들이다. 특히 HIV 보균자는 결핵 발병률이 더 높다.

 

 

 

 

 

 

과학 오디세이

 

 이산화탄소 욕조에 잠긴 지구

 인간의 근본적인 결함이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미국 MIT 경영대학원의 존 스터먼 박사는 말한다. 욕심이나 이기심 같은 부도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추론 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중요한 걸림돌. 즉 인지능력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MIT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이를 확인했다. 시스템 동역학을 가르치는 스터먼은 학생들이 매우 똑똑하고 미적분도 잘하지만 의외로 간단하면 서 아주 중요한 원리인 욕조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직감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여기서 욕조란 배수구를 열어둔 채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욕조를 가리킨다. 현대 사회에서 욕조의 수위는 여러 가지를 상징한다. 지구 대기권의 이산화탄소량, 수많은 현대인의 고민거리가 된 허리둘레나 신용카드 빚도 될 수 있다. 세 경우 모두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속도보다 배수구로 물이 빠지는 속도가 빨라야 욕조의 물이 줄어드는 욕조 원리가 적용된다. , 섭취량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야 하고 새로 카드 결제하는 속도보다 대금 청산 속도가 빨라야 한다.

 

 

 

 

 

 

또 다른 지구를 찾아서

 

 은하 밖의 행성계

 인류가 지구를 탐험하는 데 수천 년이 걸렸고 지구 주변 행성들의 존재를 깨닫는 데 몇 세기가 걸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행성이 매주 발견되고 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외계행성(태양이 아닌 다른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400여 개에 달한다.

 

 항성이 뿜어내는 섬광 속에서 지구만큼 작고 희미한 행성을 찾아내는 일은 불꽃놀이 속에서 반딧불이를 찾으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항성에 미치는 행성의 중력을 감지하는 것 역시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를 들으려는 격이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첨단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또 다른 지구를 발견하고 생명체의 흔적을 탐색할 날을 앞당기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드자 족

 

 윗도리는 벗었다. 밤이 되면 검은 피부가 위장색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영어와 하드자어를 모두 할 줄 아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다.

 

 하드자 지역까지 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드자 족은 햇수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아니다. 시간, 하루, 일주일, 달도 무시한다. 하드자어에는 서너 개 이상을 가리키는 말이 없다. 이러니 약속을 정하기가 어렵다.

 

 온와스는 우리 집 고양이가 궁금한지 물었다. 맛이 어때?

 

 하드자 족은 일손을 멈추고 쉴 때면 칼끝으로 서로 몸에 박힌 가시를 뽑아준다.

 

 캄캄한 밤에 손전등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가려면 여기가 자기 집 안방처럼 익숙해야 한다. 그런데 그 안방이라는 게 2500km2 나 되고 사자, 표범, 하이에나가 돌아다닌다는 말씀.

 

 개인의 자율권은 하드자 족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더 가지고 적게 가지고 할 것도 없다. 어차피 가진 게 없긴 마찬가지니까. 생일, 종교적 축일, 기념행사 따위도 없다.

 

 자고 싶을 땐 아무 때나 잔다. 밤엔 늦게까지 말똥말똥하다가 더운 대낮에 조는 사람도 있다. 동틀 무렵이나 해질 무렵이 사냥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결혼식 같은 건 없다. 남녀가 얼마 동안 같은 모닥불 곁에서 자면 결혼한 것으로 친다. 내가 만난 하드자 사람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대개 한 명의 이성과 지내되 몇 년에 한 번씩 상대를 바꾼다.

 

 온와수가 불속에서 비비의 두개골을 꺼낸다. 코코넛 깨듯 두개골을 깨뜨리자 뇌가 보인다. 뇌가 해골 안에서 한 시간은 족히 끓은 것 같다. 꼭 라면 같다. 누르스름한 듯 하얀 골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온와스가 해골을 손에 들고 앞으로 내민다. 그러자 남자들이 달려들더니 손가락을 두개골 안에 넣어 뇌를 한 줌 떠내 후루룩 마신다. 나도 맛본다.

 

 남자들이 같이 목욕을 하잖다. 얕은 얕은 진흙탕 물웅덩이로 갔다. 소똥이 둥둥 떠다닌다. 옷을 벗고는 진흙을 각질제거제처럼 몸에 북북 문지른 뒤 물을 끼얹어 싹 씻어낸다. 하드자 남자들은 여자들이 목욕을 안 했으면 한단다. 여자는 목욕을 오래 안 할수록 매력적이라나.

 

 심지어 누가 죽어도 수선 피우지 않는다.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으면 그만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시신을 땅에다 그대로 방치해 하이에나가 뜯어먹었다. 무덤에는 아직도 표지가 없다. 장례식도 없다. 평생을 함께 살던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저 무덤 위에 마른 나뭇가지 몇 개 던진다. 그리고 돌아서 가버린다.

 

 

 

 

 

 

성산(聖山)의 부름을 받다

 

 저명한 학자인 바실레이오스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이 인간을 삼키기 전에 인간이 먼저 죽음을 삼켜야 한다.

 

 나이트클럽 경비원이었던 마르다리오스 신부는 강인한 체력을 정원으로 쓸 땅을 개간하는 데 쏟아 붓는다. 돌이 너무 많아요. 신부가 툴툴댄다. 내가 지은 죄만큼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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