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미우라 시온, 들녘, 2007(초판 9쇄)
“이렇게 작은 개는.” 교텐은 치와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목을 졸라서 쓰레기 버리는 날에 버리면 들킬 염려가 없지.”
대패는 시간을 깎는 도구다. 날을 대고 밀 때마다 단단한 시간의 층들이 얇게 깎여 나가고 잠들어 있던 나무향이 부드럽게 퍼져 나온다.
“옛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구나. 이런 거 좋아하니?”
“네…….” 유라는 흘끗 제 엄마를 보았다. “마지막에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요.”
“울게 돼.”
교텐이 느닷없이 말했다.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사랑과 보호가 필요하다. 이 세상에 먹을 것이라곤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언제나 허기진 듯 탐욕스럽게 그것을 원하고 있다.
하이시는 자기를 가만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분에 2천 엔. 그것이 하이시의 값인 것과 마찬가지로, 하이시에게도 남자들의 가치가 그 정도뿐이란 걸 왜 깨닫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유 같은 건 아무도 모르지. 아마 본인도 모를 걸. 그런 건 나중에 생기는 거니까.”
“누군가한테 도움을 청할 일이 생긴다면”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기 때문이야. 가볍게 상담하거나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땐 가까운 사람보다 낯선 사람이 더 도움을 줄 때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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