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비에 젖지 않는다, 김아타, 위즈덤하우스, 2008(초판2쇄)
인간은 손가락 끝에 작은 가시 하나가 박혀도 온 신경이 거기 가고, 생선가시 하나가 목에 걸리면 식은땀이 나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동물이다. 그래서 아무리 위대한 정신도 그것을 지탱하는 몸이란 물질이 없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몸은 정신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결정結晶이다.
나는 태양을 먹는다
생선 가시 하나가 목구멍에 걸려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 어떻게 절대 에너지인 태양을 먹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인간은 태양의 에너지를 먹고, 태양을 먹으며 살아간다. 인간은 하루도 태양을 먹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태양의 자양분이 키워낸 상추나 쑥갓, 마늘이나 시금치, 토마토, 당근, 미역이나 다시마, 이런 모든 먹을거리들이 태양이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는 것은 태양을 먹는 것이나 같다.
ON-AIR는 자연이 그리는 그림이다.
촬영 행위는 시간을 채집하는 그물질이다.
나무에서 가장 단단한 부위가 옹이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는 인간에게 선과 악은 없다.
검은색도 속을 비우면 흰색이 된다.
나무는 속이 먼저 비어간다.
겉보다 자연에서 멀어서 그렇다.
내가 사용하는 8X10인치 카메라에는 210밀리 렌즈와 240밀리,
그리고 360밀리 렌즈가 있다.
같은 카메라에 210밀리 렌즈를 붙이면
사람 눈보다 넓게 보이고,
360밀리를 붙이면 사람 눈보다 더 먼 세상을 보게 한다.
설명을 한다는 것은 대화에서 실패한 경우다.
물은 비에 젖지 않는다.
인간은 단 하루도 시간을 앞질러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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