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1 - 지출
베트남 D-10
7월 21일 수요일
매년 이맘때면 지출이 는다.
여름 휴가가 잡혀 있기 때문이지.
벌써 비행기표 100만원에 배낭 20만원. 옷 10만원 샀는데
있다가는 또 샌들을 하나 살 예정이다.
그러니까 정작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d-10인 현재
벌써 자금 압박을 받는다.
여행기간과 장소가 정해지고 나면 시작되는 게 이 자금 압박인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비행기표이고,
비행기표를 구하기도 힘든 7-8월 성수기에 급하게 표를 알아보노라면
다시금 내 일에 대한 짜증이 솟구친다.
성수기인 7-8월 표를 여유 있게 구하려면 최소 2달 전에는
예매를 해야 하는데 일의 특성상 거의 그 달이 되어야
휴가 날짜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렇게 박박 기어가며 표를 구하고 나면 항상
좋지도 않은 자리, 가격은 동급 최고가이다.
2-3달 전에 미리 표를 구매하거나, 7-8월 성수기를 피해
휴가를 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나마 남들 다 가는 지금 시즌을 놓치면
영영 올해 휴가를 못 가게 될지 모르므로
‘보내 준달 때’ 어떻게든 ‘다녀오고 봐야’한다.
이것 참, 불쌍하다면 불쌍하달 수 있는데
여행 전 이런 저런 준비를 하다 비행기표 찾아 헤매다
억울함에 괴로워하다 내 일 자체에 대해 불만을 갖는
이 일련의 과정은 작년에도 똑같이 겪었던 일이다.
매년 여름 휴가 시즌이 오면 겪는 과정을 올해도 또 똑같이 겪으면서
묘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이 일 한지 몇 년 째인데
아직까지도 별 변화가 없다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사실 여행을 떠나면서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조금 다른 인생이 펼쳐지기를 기대하게 되는데
그 동안의 몇 번의 여행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하긴 이렇게 철저하게 회사와 업무 스케줄에 맞춰 다녀오는
짧디 짧은 여행이 그리 큰 힘을 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매번 그랬듯 이번 여행에도 난
어떤 발견과 변화,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기 시작한다.
완전히 다르고, 대단한, 온몸과 정신을 다시 맞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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