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이들의 놀이터
기억하건 못하건 간에 내 삶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기 때임이 분명하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였을 때
그 엄마와 하루 종일 밥 먹고 놀고 낮잠 자고
또 놀고 껴안던 시절은
작지만 가장 완벽한 하나의 세상이었으리라.
더군다나 내 사랑의 대상이란,
지쳐도 짜증내지 않고 수고로움을 마다하는 법 없이
그 누구보다 나를 아끼던 ‘엄마’라는 사람이었으니
나의 작은 왕국엔 조그만 솜이불과 마룻바닥
딸랑이 젖병뿐이었을지라도 영화와 행복이 충만했으리라.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진정 싫증남 없이 예뻐보이는 사랑하는 사람 한 명.
그리고 함께할 조그만 공간과 시간.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 한 명 얻기가,
되기가 쉽지가 않다.
그게 쉽지 않아 삶은 점점 복잡해지고
활동반경은 넓어진다. 하루종일 온 도시를 헤집고
나 좀 놀고 왔네 해 봤자 아쉬움이 숭숭거린다.
도시는 불행한 이들의 놀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