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fer

 

 

살다 보면 이 사람이 누구지 싶게 낯설어 보일 때가 있다.

어제 prefer가 그랬다.

뭐지, 이 단어는? 싶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이미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

구멍 난 장독 바닥으로 소리 없이 새버리거나

빛 한 번 비춘 적 없는 동안 삭아 내린 것이다.

말로는 표현이 어렵다. 그 당혹감. 이질감.

어쩌면 사람도 그런 게 아닐까?

prefer라는 단어처럼, 그 사람이 변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안다고, 다 이해했다고,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동안

내 안에서 그 사람의 이미지가 조작되거나

변해버리거나

멸종 위기의 습생식물처럼 낯설어진 건 아닐까?

I prefer you then me.

I prefer skinny jean then hip hop jean.

I prefer sketch book.

I prefer 골목.

I prefer 안개.

I prefer 해당화.

I prefer 사람 없는 시간의 지하철.

Prefer prefer 를.. 를.. 를.. 몇 번 되 담아 부르는 동안

그것은 다시 내가 알던 prefer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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