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11년3월
70억은 얼마나 큰 수인가?
1초에 수를 하나씩 세도 200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70억 개의 문자 메시지
미국에서 매 30시간 동안 전송되는 메시지 수
70억 걸음
지구를 약 133바퀴* 돌 수 있는 걸음.
평균 보폭을 약76cm로 간주할 경우 애팔래치아 등산로를 1500번 이상 완주할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70억km
태양에서 명왕성까지의 최장거리
70억년
우주 나이의 절반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약140억 년 전에 우주가 탄생했다고 추정한다.
70억초
최장수 동물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던 대합조개의 나이.
70억초는 약 220살이나 마찬가지다.
1791년 부화한 조개가 오늘날까지도 살아 있을 거라는 말이다.
*아주 오랫동안 걸어야 할 것이다. 총 거리가 약53만km다.
신장을 (다시)만드는 법
신장은 다른 어떤 장기보다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많지만 배양하기가 가장 어렵다. 이식이 가능한 ‘생체인공’ 신장은 아직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웨이크 포레스트 연구소에서의 연구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시료 채취
환자의 신장 일부를 아주 조금 떼어낸다.
2. 추출
신장 조직 세포 사이를 지나는 혈관 세포에서
조직 세포를 추려낸다.
3. 증식
연구실에서 두 종류의 세포를 배양한다.
4. 주입
돼지의 신장을 순한 세제로 씻어서 돼지 세포를 제거한 뒤
질긴 콜라겐만 남겨 뼈대를 만든다.
여기에 배양한 환자의 세포를 주입한다.
5. 배양
자라고 있는 조직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생물반응기에 넣어
37℃에서 배양한다.
6. 이식
제 기능을 하는 신장을 환자에게 이식한다.
자신의 장기를 이식하는 셈이다.
야생동물 길들이기
이 실험은 트루트가 대학원생이던 5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생물학자 드미트리 벨라예프가 이끄는 세포학 및 유전학 연구소팀은 여러 모피동물 사육장에서 130마리의 여우를 선발했다. 그리고 늑대에서 개로 진화한 과정을 재현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녀석들을 사육하기 시작했다. 이 진화의 과정은1만5000년 전보다 더 먼 과거에 시작된 일이다.
벨라예프와 연구원들은 이 여우들이 새끼를 낳을 때마다 사람과 접촉했을 때의 반응을 검사하고 가장 친근한 태도를 보이는 녀석들을 골라 번식시켜 대를 이어가게 했다. 1960년대 중반이 되자 이 실험은 벨라에프가 상상한 것 이상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브릭처럼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과의 친밀한 접촉을 원하는 여유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순전히 사람과 얼마나 친밀한가를 보고 번식시킬 여유를 골랐는데, 이것이 녀석들의 성격뿐 아니라 겉모습에도 변화를 가져온 듯했다. 불과 9세대를 거쳤는데 귀가 처진 새끼들이 태어났다. 털에도 얼룩무늬가 나타났다. 이 정도까지 진화된 여우들은 인기척만 나도 이내 꼬리를 흔들며 킁킁댔다.
인간의 시대,
인류세人類世는 도래했는가?
인류세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다. 인류가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새로은 세世가 도리했다는 뜻이다. 이 흔적은 인간이 건설한 도시들이 다 무너지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지질 기록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인류세’는10년 전쯤 네덜란드 화학자 폴 크뤼천이 만들어낸 단어다. 크뤼천은 오존의 분해를 촉진하는 화학 화합물들의 효과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어느 날 그가 한 학회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회장이 현세를 가리켜 충적세라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충적세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1만1500년 전에 시작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시대를 가리킨다.
“이제 그 단어는 그만 사용합시다.” 이때 크뤼천이 불쑥 말했다고 회상한다. “’우리는 더 이상 충적세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인류세에 살고 있다고요’라고 말했죠. 이 마리 나온 이후 회의장은 한동안 조용했죠.”
‘20세기의 인구증가 형태는 연장류보다 오히려 박테리아 번식에 더 가깝다’고 생물학자E. O. 윌슨은 썼다. 그의 계산에 의하면 인류의 생물량은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어떤 대형동물의 생물량보다 100배 더 많다.
2002년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크뤼천이 인류세에 대한 논문을 싣자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원들이 이 개념을 즉각 채택했다. 곧이어 이 용어는 과학 학술지에 정기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세는 퇴적암에 남아있는 화석의 변화로 구분한다. 예를 들면 신종 유기체의 출현이라든가 기존 생물의 소멸 같은 것이 있다.
물론 현세의 기록을 담은 퇴적암은 아직 없다. 따라서 지금 물어야 할 질문은 이렇다. 언젠가 현세가 지질기록으로 남게 되면, 과연 인류가 지구에 미친 영향이 ‘층서학적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기록될 것인가? 잘라시위츠와 동료학자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176일간의 알래스카 일주
도보, 스키, 래프팅만으로 여덟 곳의 국립공원과
수십 개의 산맥을 지나 캐나다의 유콘 준주를 종단해
장장 7530km나 되는 거리를 종주한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앤드루 스쿠르카가 이 모험에 나섰다.
도보 여행이나 래프팅을 하는 동안 발이 물에 젖어 있지 않았던 날: 118일 중20일
길이 없는 곳에서 가장 오래 이동한 거리: 1057km
가장 오랫동안 사람을 만나지 못한 기간: 24일
2002년부터4만2000여km의 거리를 도보로 여행하고 이를 기록하면서 이 모험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장 빠른 도보 여행자 중 한 명이 되었다.
몇 달 후, 스쿠르카는 브룩스 산맥 동부에서 또 다른 심적 변화를 경험했다. 벌레들이 이틀간 떼지어 덤볐다. 그러더니 돌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쏟아져 텐트가 거의 다 찢겨 날아갈 뻔했다. 식량 공급은 부족했고 정서적으로 나약해진 상태였으며 외로움과 황량한 주변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와중에 스쿠르카는 어느 날 갑자기 지도를 보지 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면서 마음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규모 호저순록 떼가 길을 터놓아 노선이 명약관화했다. 녀석들이 오래전부터 밟고 다닌 그 길은 거의 도로처럼 보일 정도였다.
문득 스쿠르카는 자신과 이동 중인 다른 모든 동물들이 별반 다를 게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비디오 카메라로 자신의 생각을 담는 데 익숙한 그는 호저순록과 날씨, 그리고 주변에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그래 왔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처럼 자신도 거대한 자연 앞에 속수무책인 하찮은 존재일 뿐이라는 독백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왜 울고 있는지 이유를 몰랐습니다.” 그가 카메라에 대고 말했다. “이 길들을 보고 왜 눈물이 나는 건지… 나는 그저 이 동물들 같은 존재입니다. 지구상에 사는 한 생물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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