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팅엣지 애드버타이징, 짐 에이치슨, 교보문고주식회사, 2010
사담 후세인이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가 그에게 화학무기를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한 남자는 내게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독가스 공격이었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달려야 했죠.
전 세 명의 자식들 중 둘만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라도 지체했다가는 모두 다 죽게 될 판이었습니다.
눈을 감은 채, 두 명을 양팔에 안고 죽을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얼마나 달렸을까, 뒤를 돌아보니 미처 구하지 못한 아들 녀석이
저를 따라오다 넘어져 울고 있는 것의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 아이를 가장 사랑했던 순간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신에게 맹세합니다.”
인쇄매체는 저항하기 힘든 카리스마를 지녔다. 종이와 잉크의 낭만적인 결합은 페이지 위에 영원하며, 한밤중에 내리치는 천둥 같은 힘이 있다. 어떤 TV채널도 감히 자신들이 <트리뷴Tribune>이나 <크로니클Chronicle> 혹은 <가디언Guardian>과 <타임스Times>만큼 우리 시대를 논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지 못할 것이다.
“신문광고를 만들 때는 독자들의 심리 상태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독자들은 TV를 보는 것처럼 신문을 읽지 않습니다.”
“당신 혼자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아이디어와 빈 종이 그리고 독자들이 있을 뿐입니다.” 브라질 알맙 BBD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르셀로 세르파는 이렇게 말한다.
헤가티는 소비자들의 머릿속이야말로 자신이 꼭 구매하고 싶은 지면이라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으의악명 높은 카피라이터 하워드 고시지는 ‘우리가 책이나 영화를 몇 번이나 봅니까? 한 번 혹은 많아야 두 번 정도입니다. 왜 광고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러 번 보여야만 한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광고계는 그동안 시도해 왔던 모든 방법들을 잘 알고 있는 보수적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자신들의 방식대로 만든 작품이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수상한 것을 봐왔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과 클라이언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신의 정신과 직관으로부터 나온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할 때 그들은 엄청난 저항감을 보일 것입니다.
“포커스 그룹focus group은 믿을 수 없는 집단입니다. 그들에 대한 제 믿음은 사라졌습니다.” 빌 오버랜더는 목표 고객에 대해 자세히 알수록 효과적인 광고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그는 전통적인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목요일 저녁 한 시간 정도를 내어 아주 작은 방에 모여드는 사람들. 형광등 불빛 아래서 맛없는 쿠키와 시원찮은 커피를 마시며,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모기약을 사용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 저는 그들을 패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오직 질문에 대한 대답일 뿐입니다. 그들의 정신적 뿌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감정과 꿈에 관해 모두 듣고 거기에 올바른 대답을 했다면, 이제 그들이 우리의 감정과 꿈에 대해 대답해줄 차례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말했다. “위험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로 불릴 자격이 없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우리 직업의 합법적인 일부분이라고 인정한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바틀 보글 헤가티의 사이먼 셔우드는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광고 에이전시들의 책임은 클라이언트가 그들 스스로 갈 수 있는 곳 이상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클라이언트는 매체를 사고, 제작비를 대고, 분석을 하고 전략은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도약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클라이언트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광고를 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치 앤 사치의 월드와이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밥 이셔우드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제껏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아이디어는 매우 위험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예상 가능한 아이디어가 가장 위험한 것입니다. 예상 가능한 아이디어로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없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봐주지 않는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팔 수 없습니다.”
“안전한 광고는 모든 광고들 중에서 가장 위험한 광고입니다.” 그레이엄 워솝이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로이 그레이스는 이런 말을 했다. “실패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실패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당신은 기꺼이 창피해져야 하며, 굴욕감을 느껴야 하며, 어리석게 느껴져야만 합니다. 절 믿으십시오. 저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으니까요…”
“당신은 감히 달라져야 합니다. 반드시 달라져야 합니다. 실패가 당신을 조종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당신은 멋진 아이디어와는 멀어지게 될 것이며 그것은 창작인으로서 삶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일을 가장 저항이 적은 방식으로 하려는 것 같다. 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셰익스피어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 . ”당신 삶의 모든 항해는 사람들의 편견에 묶일 것이다.”
남들과 다르기를 원하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자 노력하며, 실패의 표본이 되려는 자는 놀라울 정도로 한적한 새로운 영토를 발견할 것이다.
빌스틴은 자신의 에이전시에서 만든 포르셰 광고에 관해서도 애기한다 “광고에 비합리적인 제품의 특징들을 아주 빠르게 나열했습니다. 그 광고는 다른 광고들과 차별화되었으며 사람들은 그 광고에 대해 수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편지를 받았고, 사람들은 편지에서 ‘그래요. 그게 바로 제가 이 차를 산 이유죠.’라고 말했습니다. 거기에는 실용적인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미국에는 시속 100km 정도의 제한속도 규정이 있습니다. 마음껏 속력을 내며 운전하기는 어려운 곳이죠. 또한 포르셰에는 내 아이를 태우거나 짐을 실을 망한 공간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제가 그 차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화요일 오후 4시에 사랑을 나누거나, 옷을 벗고 있거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 등이 이성적인 행동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모두 격렬한 인격의 한 부분이다.
구이도 헤펠스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광고에 제품을 넣음으로써가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 제품을 넣음으로써 돈을 받는 것입니다.”
프렌치는 자신이 겪었던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가 처음으로 한 일은 ‘신문은 힘이 세다. 어쩌면 TV보다 힘이 세다.’는 사실에 근거한 캠페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카피를 써서 신문 연합 사람들에게 보여주었고 그들은 그 광고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음날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며 사람들은 그 광고를 무시해 버릴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그들이 아는 내용을 다시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광고인 것 같습니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새로 만들겠습니다.’ 신문 연합 사람들은 세제나 샴푸 혹은 맥주 광고 같은 것들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말했고 저는 그 중 한 가지를 골랐습니다. 샴푸보다는 맥주가 저에게 적당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
우리가 할 일은 ‘광고를 많이 하지 않는 조그만 맥주 브랜드를 하나 찾아내 그들을 위한 멋진 광고를 만들고 신문에 게재한 다음, 그 맥주를 많이 팔아 맥주 회사들에게 신문광고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면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고 클라이언트는 옳다고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저는 그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정말 미안합니다. 마음이 또 바뀌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이이 진행된다면 큰 맥주 회사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뺏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우리와는 결코 광고를 하지 않으려 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는 광고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존재하는 맥주의 광고를 해서는 안 됩니다. 가짜 맥주의 광고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쉬운 방법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 다른 방법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라고 설명했죠.”
프렌치는 XO로고를 병을 세운 상태와 눕힌 상태에서 모두 읽히도록 디자인했다. “그렇게 디자인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일해 왔던 맥주 회사들은 아마도 가장 대하기 힘든 클라이언트였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맥주를 마시는 일이 즐거운 것이라는 사실을 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두들 너무 심각했고 규칙만 따르려 들었죠. 저에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만약 당신이 마시고 쓰러질 정도로 독한 맥주를 마신다면 당신이 쓰러지기 전에 병이 먼저 쓰러질 것입니다.”
광고 캠페인은 마치 술에 취한 축하행사와도 같았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아침신문을 펼치며 믿어지지 않는 알코올의 파괴를 응시했다.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 피가 얼룩진 바닥, 뒤통수에 베개를 묶어놓고 XO를 마시려는 사람이 광고에 등장했던 것이다. 다른 시리즈에는 술집 바닥에 사람이 쓰러져 있던 자국을 검시관이 분필로 그려놓은 장면이 있었다. 또 다른 광고에는 한 남자가 나체로 서서 침울하게 자신의 성기를 내려다보고 있고(물론 그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되었다), 하단에는 목이 작은 XO 맥주병에서 맥주가 새어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다른 시리즈에는 뮤닉 비어홀Munich Beerhall 볼드 서체로 쓴 단순하면서 신비스러운 카피가 등장했다. 그 광고는 너무나 유명해져서 독자들이 단어 하나하나를 기억할 정도였다.
반 페이지짜리 컬러 광고가 연속으로 나간 후 바텐더들과 웨이터들은 비난과 욕설을 감수해야만 했다. “거의 폭력사태가 일어날 뻔했습니다. 사람들이 XO 맥주를 주문하기에 그런 맥주는 팔지 않는다고 했더니, ‘이런 멍청한 녀석! 광고에서 봤단 말이야.’라고 하더군요. 정말 우스웠습니다.”
그러나 거대 맥주 회사들이 새로운 경쟁자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은 결코 우습지 않았다. 프렌치는 신문광고에 제조사를 노출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발자취를 전혀 남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맥주 수입업자처럼 보이는 적시스 앤 오즈번Xerxes&Osborn이라는 가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영리한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차리겠죠. ‘봐요! 새로운 수입업자들이 나타났어요. 적시스 앤 오즈번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XO 맥주 수입업자들이 확실합니다.’ 우린 전화번호를 하나 만들고 전화 받을 여직원 한 명을 고용했습니다. 그 여직원은 미스터 적시스나 오즈번을 찾는 전화가 아침에 걸려오면 ‘그분들은 어젯밤 술을 너무 과하게 드셔서 아직 출근을 못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점심 이후에 전화가 걸려오면 ‘죄송합니다. 그분들은 점심 파티에서 술을 드시고 퇴근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회사는 사무실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두 알코올 중독자들에 의해 운영됐고 그것은 경쟁사들을 무척 짜증나게 했을 것입니다.”
캠페인의 절정은3월31일 밤, 표면상으로는 맥주를 론칭하기 위한 큰 파티가 열릴 때였다. 맥주 회사 이사들과 광고 협회 사람들이 초청되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XO 맥주는 단 한 방울도 없었다. 수입해 오던 중 부두에 잠시 묶여 있다 하고는 기다리는 동안 마실 다른 맥주들이 널려 있다고 말했다.
“밤 12시가 되자, 신문사 사장이 일어서서 말했습니다. ‘만우절에 속으셨습니다.’ 맥주 회사의 참석자들은 매우 심술을 부렸으나 우리는 우리가 잘 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문에 맥주 광고의 수요를 창출해 내었으니 말이죠.”
당신이 요즈음 광고들에 대해 여전히 상투적이고 표피적이며, 얕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 닐 고드프리의 진심을 들어보기 바란다.
“제가 광고를 시작할 때 가장 혐오했던 것은 광고는 그저 광고일 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광고가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했습니다. 당신을 건드리는 팔꿈치 같은 것 말입니다. 저는 카피라이터들을 직접 골랐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저를 골랐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죠. 저는 데이비드 애벗, 토니 브리그널, 인드라 신하 같은 사람들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은 광고가 가지고 있는 성급함으로부터 멀어지길 바라는 사람들이었으며 광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성급한 상투성보다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며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는 것이 바로 커팅 엣지 크리에이터가 되는 길이다.
저는 언제나 단어로부터 시작합니다. 헤드라인을 먼저 써내려 가죠. 글을 쓰는데 지치면 수십 개의 스케치를 합니다.
고드프리는 영국 최고의 카피라이터들로 꼽히는 토니 브리그널, 인드라 신하 등과 함께 일했다.
“토니가 쓴 헤드라인들 중에는 전혀 헤드라인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아무것이나 팔기 위해 세일즈맨들을 교육시키지 않습니다.’와 ‘당신은 듄 앤 컴퍼니의 양복을 살 만큼 나이가 들었습니까?’가 그것입니다.
소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기 전에는 다음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잔인할만큼 솔직히 답해야만 한다.
당신이 쓰는 이야기가 독자들이 끝까지 읽을 만큼 재미있는가?
그렇다면 그 이야기를 다른 누구보다도 잘 쓸 수 있는가?
돌이켜보면 훌륭한 아이디어는 늘 그렇듯 너무나 쉽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아트디렉션을 멈춰야 할 순간이 언제일까요?” 헤가티는 각자의 취향이 그 순간을 말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절대적인 순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 중 많은 부분이 각자의 취향에 관한 문제입니다. 저는 광고 이외의 다른 창작 관련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관찰해 왔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취향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모든 것을 저희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들은 많은 정보로 가득 찬 복잡한 광고를 금세 이해합니다. 그들은 광고에 나타난 미묘한 뉘앙스를 공부하며 또 즐깁니다…
젊은 사람들은 심플한 광고를 보고 오히려 싫증을 빨리 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좀 더 세밀하게 파먹을 수 있는 고기를 원하는 것이죠.”
골드스미스는 광고를 벽에 붙여놓고 3미터쯤 뒤에서 쳐다본다고 한다. “제가 만드는 광고가 어떤 제품에 관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승용차 광고라면 승용차 광고처럼 생각하기 싫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것을 수프 광고처럼 생각하고 싶습니다. 만약 그것이 수프 광고라면 술 광고처럼 생각하고 싶습니다.”
인쇄광고에 음악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타이포그래피일 것이다.
광고계에서 타이포그래피의 마스터로 추앙받는 두 명의 아트디렉터가 있다. 닐 고드프리는 영국을 지배했고, 닐 프렌치는 아시아를 주 무대로 활약했다. 그들은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매우 진지한 견해를 갖고 있다.
고드프리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뉴욕의 위대한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조지 로이스가 운영하는 페퍼트 코닝 앤 로이스, 뉴욕Papert Koening & Lois, New York에서는 실질적으로 프랭클린 고딕Franklin Gothic 서체 한 가지로 모든 작업을 끝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지 서체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서체를 다 합해도 아마 열 가지가 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가독성이 가장 좋은 서체를 사용합니다.”
고드프리는 아트디렉터라면 누구나 탐내는 영국의D&AD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아트디렉터이기도 하다. “프랭클린 고딕이나 길 산스 서체를 사용하면 무난합니다. 그것들은 유행을 별로 타지 않습니다. 세리프체의 경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플란틴Plantin입니다. 서체는 다른 어떤 것보다 색깔이 중요합니다. 긴 카피로 구성된 광고를 만들 때 아마도 그 많은 서체들 중 오직 대여섯 가지만이 페이지에 올바른 회색톤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레인코트 광고를 만들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프랭클린 고딕 서체를 골랐습니다. 그러나 물에 젖은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서리 부분이 둥근 것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알파벳 글자들을 몽땅 집으로 가져와 당시 도일 데인Doyle Dane에서 레터링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던 제 아내 레일라와 함께 모든 글자들의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다듬었습니다. 당시는 금속으로 된 활자를 사용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우리만의 전용 서체를 만들었던 셈입니다.
프렌치도 자신의 한정된 서체 레퍼토리에 대해 고백한다. “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프랭클린Franklin, 타임즈Times, 팔라티노Palatino 서체만을 사용해왔습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못생긴 서체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죠. 저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프랭클린 서체를 주로 사용했고 그것을 읽기 어려운 다른 서체로 바꿔야 할 이유를 전혀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타이포그래피 서적에 나온 여러 글자들을 트레이싱 페이퍼로 베끼면서 엄청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 각기 다른 굵기의 펜으로 라이트light, 미디엄medium, 볼드bold를 모두 내 손으로 만들 수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아마도 프렌치의 레이아웃은 모든 타입세터typesetter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저는 10포인트나 14포인트로 볼드, 미디엄, 라이트를 쓸 수 있고, 혹시 당신이 원한다면 이탤릭까지도 가능합니다. 요즈음 컴퓨터에 있는 서체들은 커닝kerning*이 형편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눈을 믿고 미세한 조정을 한다면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젊은 아트디렉터들이 두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제 광고를 끝내기 전에 실제 사이즈로 인쇄된 것을 꼭 확인해야만 하며 그것이 제가 미세한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벙법입니다.”
* 알파벳 글자들 사이에 균일하지 않게 생기는 공간. 예를 들어, A와V자 만나면 글자 사이에 더 많은 공간이 생긴다.
그레이스에게 가장 이상적인 서체 여섯 가지를 골라달라고 했더니 이런 대답을 한다. “저는 여섯 가지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25년 전 이미 서체를 고르는 데 지쳤습니다. 저는 스위스 타입으로부터 나온 스탠더드 미디엄이라는 서체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헬베티카라고 부르죠. 요즘은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서체는 푸투라 미디엄Futura medium 혹은 데미demi 그리고 캐슬런Caslon, 바우어 보도니Bauer Bodoni, 바스커빌Baskerville 등이 있습니다. 제 작품들 중90% 이상은 아마 그 서체들을 사용했을 겁니다.”
리첸헬드의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사랑은 그가 간판을 칠할 때 시작되었다고 한다. “저는1.5미터 높이의 글자를 칠하고 있었습니다. 폭이 약 10센티미터 정도 되는 세리프를 칠해보면 타이포그래피의 멋진 뉘앙스를 알게 됩니다. 세로획에서부터 옆의 세리프까지 올바른 곡선을 그려내야만 하죠. 전 지난 수년 동안 BMW광고를 만들면서 헬베티카를 사용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았습니다. 아무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서체는 뱀보Bembo입니다. 저는 벰보 서체 하나만으로도 모든 작업물을 끝낼 수 있습니다.”
레이아웃을 실제로 발명한 사람들 중 누가 마지막이었는지 예를 들어 보도록 하자.,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오직 두 광고의 레이아웃만이 실제로 발명된 것 같다. 40년 전 헬무트 크론은 DDB, 뉴욕에 근무하던 시절 그 유명한 폭스바겐 시리즈 광고의 포맷을 발명했고, 좀 더 최근에는 밥 베리가 팔론 미니애폴리스에 근무하며 새로운 포맷을 발명했다. 이후, 그 레이아웃들은 전 세계적으로 모방되고 있다.
“흰색 반바지로 시작하여 흰색 반바지로 끝나는 광고입니다. 그 사이에 잠깐씩 유행하는 많은 바지들을 보여줬습니다. 그 광고는 사람들에게 짐 빔이 모든 유행을 거쳐 결국 되돌아오게 되는 클래식과 같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 광고의 레이아웃이 나오기까지 열다섯 가지 정도의 다른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페리가 만든 광고는 무려5년 동안이나 집행되었으며 악수, 소금, 후추통, 스포츠, 청바지에 이르기까지 오십 가지가 넘는 다른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정작 베리 자신은 그 캠페인이5년 동안이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리첸헬드는 이런 말을 한다. “저는 혼자인 느낌을 좋아합니다. 저 혼자 빈 페이지를 앞에 놓고 고민할 수 있는 것은 드문 기회입니다. 45초짜리 TV광고를 만들고 있노라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인쇄광고를 만들고 싶어집니다. 30명쯤 되는 사람들이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지도 않을 것이며, 저는 더 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덜 변덕스러워져도 될 테니까요.”
“맨 처음 아이디어를 낼 때 그때뿐입니다. 그 다음에는 내려가는 일만 남습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 때는 가능한 최고의 상태로 그것을 상상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실제 제작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실망들을 받아들이며 가능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과정만 남습니다.”
핸슨은 위대한 인쇄광고란 여러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광고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누구나 콘돔 광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보다는 훌륭한 은행 광고를 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광고를 만드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야에서 훌륭한 광고를 만들었다는 것은 많은 시간을 인내하며 관습을 부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광고들이야말로 제가 진정 사랑하는 동시에 부러워하는 작품들입니다.”
닐 프렌치도 다음과 같은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 무언가 흥미롭게 보인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읽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람들이 과연 광고의 카피를 읽느냐는 질문을 칼 알리에게 던진다면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읽고 싶은 것은 읽습니다.”
‘카피라이팅은 상투적인 표현clicke에 많이 의지하며, 상투적인 표현은 글에 힘을 실어주고 행동을 유발한다’는 내용 혹은 ‘제발, 부디’ 등의 문구가 식품광고 카피의 멋진 본보기처럼 떠받들어지는 책들은 포부가 큰 카피라이터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투적인 표현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영국 코미디언 스파이크 밀리건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상투적인 표현은 절름발이들을 위한 계단 손잡이에 불과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산문은 인테리어장식이 아닌 건축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애벗은 본인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카피를 예로 든다. “여행사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였습니다. 우리는 주말 동안 파리 시내를 둘러볼 수 있는 값싼 여행상품의 광고를 만들고 있었죠. 한 커플이 발코니에 서서 파리의 지붕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멋진 사진 한 장을 찾았습니다. 저는 ‘발코니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사랑 고백을 합니까?’라는 헤드라인을 썼습니다. ‘119파운드의 가격에 파리에서 주말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라는 보디카피를 쓰고 그 하단에는 ‘이 상품은 방을 함께 사용하는 두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방을 함께 사용하는 건 문제될 것이 없죠, 그렇죠?).’라고 썼습니다. 저는 대화를 표현할 때 괄호를 많이 사용합니다.” 애벗은 과연 자신의 말투와 같은 카피를 쓴 것일까?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토니 브리그널은 파커Parker 만년필 광고에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펜의 감촉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촉촉하게 빛나는 글의 흔적을 남기고.’ 만년필을 사랑하며 그 기분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사람만이 그런 카피를 쓸 수 있습니다… 토니는 영국이 낳은 최고의 카피라이터들 중 한 사람이며 그가 쓴 카피를 보면 그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그것이 바로 그의 카피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죠.”
“열정적인 카피라이터는 그 글을 사용하여 독자들을 기묘하게 사로잡습니다. ‘당신이 글을 즐겁게 썼다면 독자들은 즐겁게 읽을 것이다. 글 속에 진정한 열정과 정성이 있다면 독자들에게도 똑같은 정성이 전달될 것이다.’ 이것은 존 베빈스가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전통적인 광고 에이전시의 업무환경도 훌륭한 카피를 쓰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카피라이팅은 아주 상업적이며 의식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카피라이터들의 진정한 감성은 억눌리고 있으며 카피는 매우 표피적, 제한적으로 변했다. 따뜻함과 통합적인 느낌은 사라졌으며, 문장은 얇아지고, 글의 질감과 깊이도 사라졌다. 감성적인 울림은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벤 헌트는 자신의 카피라이팅 노하우를 공개한다. “제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방법이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 20개의 헤드라인을 쓰십시오. 그 중 가장 좋은 것을 헤드라인으로 하고 나머지 19개는 보디카피에 넣으면 됩니다.”
그때는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던 동시에 가장 불행한 시절이기도 했다.
나는3살 때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겠다.
어젯밤 나는 맨덜리Manderley로 다시 가는 꿈을 꾸었다. 철문 옆에서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한참동안 들어갈 수 없었고, 길은 마치 나에게 장벽처럼 느껴졌다.
첫 번째 인용한 글은 찰스 디킨스가 쓴 <두 도시의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라는 책의 시작 부분이다. 시간에 관한 신비로운 관찰을 보여준다.
세 번째 인용한 글은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레베카Rebecca>의 시작 부분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암시하는 주목할 만한 문장이다.
두 번째 글은 실제로 집행된 광고의 카피다. 사치 앤 사치, 런던의 마이크 볼스가 NSPCC를 위해 쓴 아동 성폭행에 관한 차가운 글이다. 그는 다른 훌륭한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기회가 단 한 번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인드라 신하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시작 부분을 쓰는 데 엄청나게 긴 시간을 보냅니다. 어떤 때는 두세 문장을 쓰는 데 두세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같은 단어들을 단지 순서만 바꿔 계속해서 써보기도 합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그런 식으로 쓴 글들은 마지막에 모조리 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번 고쳐 써야 하는 것은 좋지 않은 글입니다.”
헌트는 “좋은 카피와 나쁜 카피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좋은 카피에는 흐름이 있습니다. 당신을 가르치려는 느낌이 아니라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 말입니다.”라고 말한다.
“카피에는 흐름이 있어야 합니다.” 빌스틴도 헌트의 말에 동의한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읽어 나가기를 원한다면 계속되는 글처럼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 저것 끼워 맞춘 느낌이 든다면 독자들을 잃을 것입니다.”
독자들이 계속해서 제 글을 읽게 만드는 방법은 리듬을 다양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단어들의 선율을 봅니다. 저는 단어들이 재미있게 보이도록 노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문장에 아이디어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독자들은 아이디어의 흐름을 따라 계속해서 글을 읽어나갈 것입니다.
레드맨도 다음과 같은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카피를 칼럼 길이에 맞춰 넣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칼럼에 맞춰 카피의 양을 조절하다 보면 위도우도 없어지고 빈 공간도 사라집니다. 그러나 훌륭한 광고를 보면 가끔씩 위도우도 있고 빈 공간도 있으며 심지어 좌우 맞추기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런 사소한 것들이 독서의 흐름을 망칠까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신하는 이렇게 말한다. “… 닐 고드프리와 제가 메트로폴리탄 경찰을 위한 캠페인을 만들 때였습니다. 그 캠페인 중 한 편은 스킨헤드 청년이 경찰관에게 침을 뱉는 장면을 소재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 광고로 저희는 많은 상들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받지 말았어야 할 상도 있었죠. 심사위원들 중 어리석은 금발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영국 아트디렉터가 있었습니다. 그는 저에게 ‘이건 광고가 아닙니다. 저널리즘이죠.’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그 말이 당신이 저에게 주는 그 황금연필*보다 훨씬 가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 영국D&AD 광고제는 트로피가 연필 모양으로 생겼다.)
독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너무도 쉽다. 그들은 비주얼의 세대이지 글의 세대가 아니라는 핑계도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책들이 팔리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즐기고 있다. 독자들의 교육 수준은 매우 높아졌으며, 그들의 사고는 더 복잡해졌고, 그들은 더 위대한 카피를 즐기고 싶어한다. 진실은 이토록 고통스럽다.
헌트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새롭고 다른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좋은가 나쁜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각양각색의 방법을 시도해보았고, 전통적인 방법도 시도해 보았으며 난해한 방법도 시도해 봤습니다. 바로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서였죠. 저는 최근에 감히 최고 수준이라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카피를 썼습니다. 그것을 쓸 당시에는 ‘이걸 어떻게 프레젠테이션하지? 이건 벽을 뛰어 넘는 수준인데……’ 하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카피를 샀습니다.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s* 기법을 사용하여 800단어 정도의 길이로 썼습니다. 아이스크림 광고를 위한 카피였죠.”
(* 시간의 흐름이나 시간의 전개와는 상관없이 서술자의 심리 상태를 있는 그대로 쓰는 기법. 이상의 소설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중국 소비자들은 정보에 목말라 있습니다. 새로운 정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죠. 그들은 광고를 기사의 일부처럼 생각합니다.” 벨은 레오 버넷, 홍콩Leo Burnett, Hong Kong에서 만든 칼스버그 광고를 예로 든다. “그 광고의 카피는 맥주 제조에 관한 것이었는데 중국 소비자들은 광고의 모든 단어를 다 읽어내려 갔습니다. 중국은 새로운 소비자의 나라입니다. 그들은 심지어 제품 패키지에 있는 글까지 다 읽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있다면 그것이 자신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궁금해 하기 때문이죠.”
위솝이 일했던 주피터 드로잉 룸은 나이키 인쇄광고를 통해 그 동안의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 넘는 인쇄광고의 엄청난 위력을 증명해 보였다.
“나이키는 당시 많은 예산이 없었으며, 신문 전면광고나 잡지 펼침면 광고 등의 영리한 매체 계획도 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남아프리카의 광고주들이 커팅 엣지 광고의 가치를 인정하는가? “그들은 커팅 엣지 광고가 가져다주는 이득을 인정합니다. 자신들의 마케팅 목표에 부합하는 커팅 엣지 광고에는 엄청난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출중한 작품에는 말이죠.” 워솝은 나이키 광고를 예로 든다. “남아프리카의 나이키 광고예산에 대해 저희가 칼자루를 쥔 후 3년 동안 11점의 작품이 칸 광고제에서 수상했습니다.”
세계화는 분명히 매혹적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를 비슷하게 만들 위험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것은 작가 혹은 영화제작자들과 마찬가지로 광고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고민일 것이다.
닐 프렌치는 광고제 시상식에 클라이언트를 대신 보내곤 했다. 그들의 믿음과 도움 없이는 모든 일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로이 그레이스Roy Grace는 도일 데인 번바크Doyle Dane Bernbach에 아트디렉터로 입사하여 23년 동안 일했으며 DDB 월드와이드 DDB Worldwid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미국 지사장을 역임했다. 그 기간 동안 그가 만든 25개의 스폿광고는 ‘역사상 최고의 광고 100선The Hundred Best Commercials of All Time’에 실렸으며, 4개의 인쇄광고는 모마MoMA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그가 만든 폭스바겐Volkswagen장례식 편 광고, 알카셀처Alka-Seltzer 매운 미트볼 광고 그리고 미국 여행사 American Tourister 고릴라 광고는 미국 역사상 전설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현재 그레이스 앤 로스차일드, 뉴욕 Grace&Rothschild, New York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제 생각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큰 몇몇 에이전시들은 이제 더 이상 광고 에이전시라 말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것은 작품이라기보다는 상품에 가깝습니다. 그들은 작품을 만들 때 지나친 간섭과 끔찍한 지시를 받죠. 그러나 저는 사람의 천재성을 굳게 믿습니다.”
“일정한 수준을 계속해서 유지하려면, 자신에게 잔인할 정도로 솔직해야 하며 또 객관적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핑계를 대며 적당히 처리하는 것은 너무나 쉽습니다. 저는 광고계에서 최고가 되기를 절실히 원했습니다. 실패하는 것은 별로 두렵지 않았지만 최고가 되지 못할까봐 항상 두려워했습니다. 전 제가 마든 최고의 방탄막이 되길 원했죠. 그러기 위해서 전 스스로에게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악의 비평가가 되어야 했습니다.”
“저는 항상 누군가를 생각하며 일했습니다. DDB에서 일하며 그가 누구인지 결국 알게 되었습니다. ‘번바크는 이걸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이 콘셉트를 좋아할까?’ 등을 항상 생각했던 것이죠. 이제 전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일합니다. 그를 찾기까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저 자신입니다.”
노먼 알커리Norman Alcuri “아트디렉션의 규칙이 아닌 생각의 규칙을 부수어야 합니다. 아트디렉션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문제입니다.”
톰슨은 광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대체로 매우 개인적이라고 말한다. “광고계는 어렵고 엉뚱한 사람들을 흡수합니다. 그들은 진실로 독창적인 생각을 합니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주제가 머릿속에 분명한 사람들이죠.”
리 스트라스버그가 배우들에게 한 충고는 모든 창작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인생도 재능도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은 후퇴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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