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의 사계, 북코리아, 2009(초판 발행)
나비가
먹는 소리의
조용함이여
가는 봄이여
새는 울고 물고기
눈에는 눈물
하룻밤 넘긴
두부 불빛에
우는 모기여
저녁 활을 쏘는 것은
잠든 새를 노리는
초승달
감을 먹으면
종이 울리네
법륭사
죽지도 않는
객지 잠의 끝이여
가을 해질 녘
나무다리여
목숨을 휘감는
담쟁이덩굴
처음부터
벌어져 피는구나
눈꽃
미끄러져서
사람도 눈사람처럼
굴려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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