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11년8월
우리 그리고 그들
“코코로 사는 사람의 외형을 갖추도록 유메를 개발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죠.” 공동으로 ‘유메 프로젝트’를 이끄는 대학원생 크리스틴 반즈는 말한다. “우리는 연구의 초점을 단순히 사람과 비슷해 보이는 선을 넘어 사람다움을 갖추도록 하는 데로 옮겼습니다.”
이시구로 역시 기술적인 한계는 물론 철학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일에도 관심이 있다. 그가 만드는 인조인간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려는 인지 관측 수단, 즉 인간의 모습을 비춰주는 불완전한 거울이다. 갈수록 더 인간과 닮은 로봇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하고, 그 반응을 참고해 더욱 인간에 가까운 로봇을 만들어 근본적으로 도대체 인간성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것이다.
도덕성을 갖춘 로봇 설계를 선도하는 사람은 미국 애틀랜타 주에 있는 조지아공과대학교의 로널드 아킨 교수다. 그는 전쟁터에서 도덕성의 한계를 보이는 것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데 착안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라크에서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을 예로 든다. 하나는 알려진 대로 미군 헬리콥터 조종사가 부상당한 적군 병사들의 목숨을 끊은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하디타 시에서 기습을 당한 미군 해병대가 민간인들을 죽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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