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계, 파라그 카나, 에코의서재(13)

 

 

 

 

 

 권력은 진공 상태를 혐오한다.

 

 

 물론 완전한 통합을 뜻하는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의 표현처럼 세계가 평평해진다하더라도 분쟁을 일으키는 경제적, 정치적 위계질서와 불공정하다는 의식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순수한 민주주의는 하이패션과 같다. 보는 이를 감탄시킬 수는 있어도 매일 입고 다니기에는 실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고의 이데올로기는 민주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니다. 그것은 그 어떤 주의도 아닌 성공이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머리, 심장, 위장을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심장이나 머리에 도달하려면 먼저 위장을 거쳐야 한다. 모든 나라는 독자적인 실적 외교(Diplomacy of the deed)를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세력의 편에 선다.

 

 

 미국이 선도한 이라크전쟁은 전쟁이란 정책의 도구라기보다는 정책 실패의 징후라는 유럽인의 견해를 입증해주었다. 알카에다는 반미역공의 일환으로 유럽 땅에서 테러를 감행했고, 이 사건은 골칫거리 국가들을 대하는 미국의 접근방식에 대한 유럽인의 경멸감을 고조시키고 유럽으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전환을 꾀하는 독자적인 전략을 강화하도록 고무했다.

 

 

 오렌지 혁명 이후에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총리가 도니 율리아 티모셴코(Yulia Tymoshenko)는 파키스탄의 부토 총리처럼 대중적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서 단독으로 의회를 이끌었다.

 

 

 EU안 되는 것보다는 늦게 되는 게 좋다는 접근방식이 마침내 변화를 가져올까.

 

 

 이제 터키의 관청이나 대학에서 여성이 히잡을 쓰는 것은 불법이다. 현재 이러한 조치를 취한 또 다른 나라로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터키는 세계 최대의 속옷 제조국 가운데 하나인 동시에 절제된 이슬람 수영복 디자인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중에 모스크의 기도 종소리가 들려오면 식당 주인들은 텔레비전 볼륨을 조금 높인다. 터키 사회의 이런 세 가지 추세, 즉 발전, 민주화, 이슬람의 현대화야말로 미국과 유럽이 아랍세계 전역에서 똑같이 실시하고 싶어 하던 것이다.

 

 

 정부가 제도보다 지도자들을 옹호할 때마다 국민들은 손해를 본다. 미국은 이라크전쟁에 군대를 파견할 나라들을 확보하는 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서서히 사카슈빌리의 준비, 발사, 조준(ready, fire, aim, 정상 절차인 준비, 조준, 발사의 순서를 무시한 채 일단 실행부터 하고 나서 차후에 점검, 조정을 하는 일처리 방식)’ 위장 민주주의를 지지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악화되는 엄연한 현실에 대해 정치적으로 눈이 멀기에 이르렀다.

 

 

 미국과 EU가 군사적 지원과 파이프라인, 도로를 제공하여 이 지역 국가들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연결고리들을 만들어가는 데서 보듯이 석유가 피보다 더 진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대서양에서 카스피 해로 제국을 확장해가면서,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인간과 초인Man and Superman> 마지막 장에 나오는 떠돌이 여행자 멘도자의 메피스토펠레스적 경고를 듣고 있다. “선생님,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습니다. 하나는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잃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그것을 얻는 거지요.”

 

 

 행복은 다수의 파이프라인입니다.” 미국 클린턴 정부의 관리들이 알마티에 배포한 자동차 범퍼스티커의 문구다.

 

 

 타지키스탄은 해마다 3천회 가량의 지진을 겪는데, 타지키스탄의 정치도 이와 비슷하다.

 

 

 나라가 군대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파키스탄은 군대가 나라를 갖고 있다라는 친숙한 농담이 떠돈다.

 

 

 우루과이의 반체제 인사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는 이런 글을 썼다. “국가간 분업이란 어떤 나라는 이기는 쪽으로, 어떤 나라는 지는 쪽으로 특화하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조숙했다. 이곳은 유럽인들이 바다를 건너는 모험을 한 저 먼 옛날 르네상스 시대 때부터 줄곧 지는 쪽으로 특화해왔다.”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금언, “부드럽게 말하되 큰 몽둥이를 들어라와 달리, 미국은 늘 큰 몽둥이만을 들어왔다.

 

 

 위기 뒤에 또 위기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IMF는 번개 뒤의 천둥처럼 미국에 호응하여, 라틴아메리카 정권들로 하여금 급속한 자유화라는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 미국과 국제금융자본이 규제완화, 무역자유화, 구조조정 등 미국식 시장주의에 입각한 경제 개방 및 개혁 정책을 개발도상국에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의 처방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강요했다. 이 처방은 트리클다운 경제학(trickle-down economics, 부유층이 먼저 혜택을 보면 그 효과가 물방울 떨어지듯 중산층, 빈곤층으로 확산된다는 공급중시 경제학의 한 측면을 가리키는 정치적 수사)의 국제적 변종이었다.

 

 

 반군들이 늙어서 죽는 것처럼 보이는 유일한 나라 콜롬비아에서 게릴라가 되는 것은 살아가는 방식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 나도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심지어 브라질은 유럽인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허용하면서 미국인에게는 상호 대등한 비자 요건을 적용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그러는 나라는 오직 하나, 브라질뿐이다.

 

 

 콜롬비아의 게릴라에게 판 브라질제 권총이 이 나라의 거리로 되돌아오면서, 2003년 브라질 총기사망률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해에만 무려 4만 명이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전 브라질 대통령 이타마르 프랑코(Itamar Franco)가 말했듯이 모든 브라질인에게 평등하게 분배된 것은 단 하나, 공포뿐이다.”

 

 

 중국이 서로 적대 관계인 이란-사우디아라비아와 공히 굳은 연대를 유지하는 모습은 지정학적 성숙도를 보여주는 징표다.

 

 

 사우디 왕가는 서방 국가들과 달리 타국을 복속시키지 않고도 권력을 획득해온 중국, 자기네와 비슷하게 중앙집권적 의사결정을 하고 외교에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중국에 대해 실로 탄복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관리가 지적한 대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이혼하지는 않더라도 언제든 여러 명의 아내를 둘 수 있다.

 

 

 아랍어가 아니라 돈이 두바이의 공식 언어다.

 

 

 두바이(Dubai)두 바이(Do buy)’로 발음되는 것은 절묘한 어울림이다. 멋진 독일제 자동차에서 공항의 생체측정 스캐너에 이르기까지, 족장들은 1970년대의 사우디아라비아와 흡사하게 스스로 근대성을 사들여왔다. 예전엔 금을 사용하여 모든 것을 구입했다. 이제는 플라스틱으로 금을 산다.

 

 

 지금껏 미국은 민주주의 증진이 아니라 무모한 군사행동을 일관된 정책으로 삼아왔다.

 

 

 로렌스가 바라던 것은 문화적 차이의 겸허한 인정과 아랍 문제에 대한 신중한 전략이었다. 미국이 지금 취하고 있는 신제국주의 정책은 무디고 산만한 즉흥작품이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모래 언덕을 오르는 최선의 방법은 옆걸음질이라는 아라비아의 가장 기본적인 격언조차도 미국은 모르는 것 같다.

 

 

 동아시아에서 UN은 중요하지 않다. 아시아인들의 두 가지 중요한 관심사인 안정과 부, 둘 주 어느 하나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타이 민주주의는 마치 주먹과 발과 무릎과 팔꿈치를 쓰는 게 반칙이 아닌 이 나라의 킥복싱과도 같고,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불안정과 부패 때문에 타국의 찬사를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중국어에는 시제가 없다. 인식하고 시간도 초월하는 중국인들의 관점과 표현방식을 잘 드러내준다.

 

 

 중국의 국조는 두루미(크레인)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상하이는 두바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수용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크레인들은 수십만 채의 전통가옥과 식민지시대의 주택들을 헐어내고 미래도시를 건설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의 화신이던 미국은 이제 시장통에서 경쟁을 벌이는 몇몇 행상이나 브랜드 중 하나와 같은 처지가 되었다.

 

 

 제국주의는 리더십과 마찬가지로 공포와 애정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다.

 

 

 데이비드 흄(David Hume)시기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남들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격차가 아니고 오히려 미세한 격차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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