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나가오카 겐메이, 안그라픽스, 2009(초판 발행)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목표를 완수해 온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후광이 존재한다.
진정한 가치는 거기에 있다.
명함을 받고 일주일 뒤에 그것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휴지통에 버린다.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의 명함을 ‘재산’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의 명함만큼 무의미한 물건은 없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명함은 무의미한 부분이 있다.
아무리 저명한 사람도, 전문가도,
일단 일에서 벗어나면 평소의 복잡한 ‘회사 사회’ 안에서 육성된 ‘감각’을 가지고
심도 있는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집단 안에 존재하면서 그 집단 내부의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을 표현하는 행위는 정말 유치하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집단 안에 속한다는 것은 그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가 정답이라고 믿고 있다.
행동은 어느 정도 규칙화할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의 질은 그것을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는가에 달려있다.
죽음을 향하여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경사가 심한 언덕을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모든 것이 맛이 있어 보여야 한다.
청소도, 요리사도.
맛만으로는 안 된다.
내 나름대로 ‘파이팅’의 이미지를 그려 본다면 ‘파이팅’은 ‘1분도 유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맞겠다. 평범한 상황에서의 ‘파이팅’은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의미를 잃는다.
‘파이팅’은 기본적으로 ‘분위기’다.
그 자체로는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파이팅’을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경영과 비슷하다.
즉, ‘파이팅’은 ‘목표’와 ‘트로피’에 의해 성립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파이팅’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이팅’은 기본적으로 ‘분위기’다. 따라서 일주일만 지나면 생활에서의 보다 강한 자극에 이끌려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그렇다면 기존의 전통을 버리자는 것이냐!”
이렇게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다.
그 전통을 계승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계승을 하고 싶다면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전통이 성황을 누렸을 당시가 그러했듯
‘경제’와 ‘수요’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이 없다.’
‘전통을 계승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 버림받을 것 같다.’
이 모든 현상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를
‘자기실현을 위한 장소’라고 말하는 사원은,
사실은 애물단지다.
디자이너는 어디를 가든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사물이나 거리를 바라본다. 상점에 들어가면 집기나 으악, 점원의 접객 태도, 상품 구성, 세밀한 POP까지 신경을 쓴다.
그러나 자신이 원했던 것이 눈앞에 나타난 순간, 디자이너가 아닌 고객으로 바뀐다.
그 순간이 매우 재미있고 또 중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한 이유를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어쩌면 그 이유가 처음과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정보를 바탕으로 원고지를 메우고 싶지는 않다’는 글을 쓴 기억이 떠올랐다.
잡지는 대부분의 페이지가 이런 원고로 ‘채워진다’.
정보의 원천은 국외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누군가 이미 작성한 잡지나 홍보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성을 부풀리면서 원고를 메워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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