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서 죽고싶다
당신과는 바다에 가서 숨 죽이고 싶다
밀물이 오고 썰물이 오고
밀물이 가고 썰물이 갈 때
드러나는 손잡은 모래와 얼굴 씻은 하늘같이
바다에 펼쳐져 죽고싶다
행여 출근길 인파에 휩쓸려 죽은
물고기의 눈빛으로 마주칠까
가시를 뽑아 우물에 버리듯
고개 숙여 가라앉는다
너는 너의 인파
나는 나의 인파 속에서
따로 죽어가는 아침
때로는 주머니속 구겨진 인스턴트 커피 봉지가
너와 나 사이 소라 껍데기라도 되는 양
아까부터 계속
비린 향을 먹어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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