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알루론산 같은 기억
물에 녹은 기억들을 손가락에 찍어 입에 넣어본다
세포 깊숙이 히알루론산처럼 파고 드는
파랗고 촉촉하고 미지근한
기억이 세포 속에서 등을 구부린다
짙어진 멜라닌 알갱이를 쓰다듬는다
왜 기억할 수 없는 기억은
몸 어딘가에 묵는가
묵으면서 떠도는가
기억 남은 손가락을 콧속에 넣어본다
애매한 표정으로 접히는 콧털과 오래 전에 버려진
아버지 냄새
비듬 낀 냄새가 머리 윗뚜껑을 열고
미지의 구름 사다리 밑에서 비를 당긴다
담배 묻은 비, 담배 끊은 비 섞여
한줌 핏물 속 다 찢어진 헤모글로빈처럼
내 몸 속을 오르락내리락거리는가.
기억이 되기 전 무엇이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