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밥 투기
2주 간 맨살에 박혀 살던 실밥군을 뽑아
봉천역에 버려두고 간다
우웨인지 응웨인지 못알아들을 소리도 떼어두고
하천인지 개울인지 모를 가장자리를
멀리 돌아 쫓아올 수 없게 걷는다
무슨 소리야 자꾸, 그런 생각을 지나
개울 반대편 슬금슬금 꼬부랑 전철에 올라
신림역 화장품 가게를 지나
아가씨 냄새를 맡으며 걷는다
실밥군 나간 흉터를 보며 쌘놈
이라고 생각한다
봄이 낡은 철로 아래 제 삭신을 묻을 때까지
당분간은 봉천역은 피할 것이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의 궤적 (0) | 2012.02.09 |
---|---|
징글벨 (0) | 2012.02.08 |
히알루론산 같은 기억 (0) | 2012.02.06 |
굳모닝 (0) | 2012.02.06 |
바다에 가서 죽고싶다 (0) | 2012.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