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오닐의 그로스 맵, 짐 오닐, RHK, 2012(1판1쇄)
나는 브라질이 이른바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보유한 자원 가격의 상승으로 일시적 호황을 맞았던 국가가 시간이 지나면서 제조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고 경기침체를 겪는 현상-옮긴이)’으로 고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원자재 판매로 국가가 부유해진 결과 화폐의 가치가 너무 빠르게 상승했고 이로 인해 제조업 분야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슬럼가 개발을 담당하는 관리들과 함께 슬럼가를 둘러보았을 때 매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슬럼가를 없애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 당국은 도시 외곽에 새로운 아파트를 건설해 빈민들에게 제공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가도3~4주가 지나면 친구들이 없다는 이유로 새 집을 버리고 다시 빈민가로 돌아온다고 했다.
인도를 더 자주 여행하고 인도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수록, 인생의 다른 많은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인도가 가진 문제점들도 결국은 사고방식의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중국은 수 세기 전에 이미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었기 때문에 다시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중국에 대해 걱정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중국이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두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정치적인 것이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은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정부가 경제적 번영을 제공하는 동안은 현재의 정치 체제를 받아들일 것이다. 중국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보다는 중국이 보다 개방적인 체제로 발전해 국민들에게 부에 상응하는 권리를 얼마나 더 허용할 수 있을 지가 더 중요하다. 블랙스톤그룹의 자문 서비스 책임자인 바이런 위언은 2011년 봄에 인도와 중국 방문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썼다. 그는 중국인들에게 투표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는데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투표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미국에서는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지만 겨우 절반 정도만 투표를 한다. 투표가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모든 사람이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서구 국가들이 중국의 부상을 우려하는 두 번째 이유는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국내 문제에만 집중하며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세 번째 이유는 중국의 이익이 서방 국가들에게는 손해를 뜻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중국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은 미국의 GDP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
부와 경제 규모는 분명히 다른 개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대국이었고 지금도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인당 부, 즉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은 가장 부유한 국가가 아니다. 1인당 소득 기준으로는 버뮤다, 룩셈부르크,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미국보다 더 잘 사는 곳으로 분류된다.
국민들이 더 잘 살게 되고 부에 익숙해져야만 소비보다 에너지 효율을 더 가치있게 생각할 수 있다.
BMW를 사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내 친구가 겪은 어려움은 별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브릭스의 수요 급증으로 상품 가격이 오르고 서구의 소비자들이 소비재 품귀 현상을 겪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구 소비자들은 분노할 것이고 서구 선진국에는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할 것이다.
물론 미래 지향적이고 현명한 기업들은 브랜드를 바꾸고 비용 구조를 개선해 새로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욕구와 취향을 충족시킬 것이다. 새로운 소비자들의 취향은 기존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때문에 선진국들은 절차적인 적응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적응 과정을 겪을 것이다.
2007년 이후 중국과 인도에 대한 독일의 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2년에는 독일과 중국의 교역량이 독일과 프랑스의 교역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스위스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성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실 스위스는 이웃 국가들이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수출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이웃 국가들이 부유해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도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 사람들은 브릭스의 성공이 그들에게는 손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유럽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그들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이다. 이런 생각은 유럽이 더 이상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없고 단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유럽인의 우려를 대변한다.
사이먼 드 퓨리 회장은 전시회 카탈로그 서문에서 지난 수십 년 간 예술계에서도 비즈니스 세계와 마찬가지로 ‘서양화westernization’가 ‘동양화easternization’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의 놀라운 성장을 고려하면 투자의 세계에서도 동양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브라질 시장은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에서 다섯 번째로 중요한 시장이며 현재 인도와 중국의 자본시장보다 훨씬 더 발달되어 있다. 브라질은 외국인과 내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투자 지역이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브라질 시장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이유다. 모든 것이 너무 좋아 보이면 그때가 바로 걱정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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