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문학동네, 2012(13)

 

 

 

 

 

 

 

 

 노인은 언제나 바다를 라 마르(la mar)’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람들이 바다를 다정하게 부를 때 쓰는 스페인어였다.

 

 

 

 쥐가 나는 건 정말 싫어, 노인은 생각했다. 그건 꼭 몸이 나를 배신하는 것 같거든.

 

 

 

 이보게, 늙은이, 자네나 두려워 말고 자신감을 갖게.” 노인은 말했다. “놈을 다시 붙들긴 했지만 줄을 아직 못 끌어당기고 있잖아. 하지만 놈은 곧 원을 그리며 돌게 될 거야.”

 

 

 

 놈의 고통을 지금 이 정도로 유지시켜야 해, 노인은 생각했다. 내 고통은 아무 상관 없어. 내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놈의 고통은 놈을 미쳐 날뛰게 할 수도 있어.

 

 

 

 노인은 모든 고통과 마지막 남은 힘과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먼 옛날의 자존심을 전부 끌어모아 물고기의 고통과 맞서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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