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자동차 톡, 김우성, 미래의창, 2012(초판3쇄)
트랙터 제조로 큰돈을 번 페루치오 람보르기니Ferruccio Lamboroghini가 엔초 페라리Enzo Ferrari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듣고 욱하는 마음으로 스포츠카 회사를 세운 일화는 자동차 역사상 유명한 사건이다. “무엇을 하든 페라리 이상”을 모토로 내건 그가 미우라를 만들어 선보이자 페라리도 질세라 초강력 스포츠카를 내놓았고, 포르쉐와 부가티 등 유서 깊은 스포츠카 브랜드들도 앞 다퉈 성능 높이기에 뛰어들었다. 소위 ‘수퍼카 전쟁’이었다.
미국에서는 컨버터블convertible,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카브리올레Cabriolet, 이탈리아에서는 스파이더Spider라고 부르는 이 차들은…
선더버드는 미국차가 가장 미국차다웠던 시대에 태어나 호시절을 누리다 미국차가 더 이상 미국차 같아서는 안 될 기미가 보이던 때까지 만들어졌던 차다.
꿈을 현실로 만든 인물이라면 미니의 아버지, 알렉 이시고니스도 빼놓을 수없다. 터키에서 태어난 영국인인 그는 1956년 수에즈 운하 봉쇄로 석유파동이 일어나자 바로 디자인에 착수해2년 1개월 만에 어른 넷을 태울 수 있는 콩알만한 차, 미니를 만들어냈다. ‘작은 차에 넓은 실내’라는 컨셉트를 현실로 그려낸 미니는 소위 MM 이론Man Maximum Machine Minimum의 시효로 꼽힌다.
오른발 깁스를 한 채 서킷을 달리고 레이스를 위해 출국할 때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평생 왕복항공권을 구입하지 않았던 1930년대의 수퍼스타 타지오 누볼라리Tazio Nuvolari 정도는 돼야 진짜 화끈한 레이서이자 사나이 중의 사나이라 할 것이다. 누볼라리는 1933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불붙은 경주차를 몰고 끝까지 완주하는 명장면을 연출했고, 나치 시절인 1935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Nurburgring circuit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는 우승을 했는데도 독일이 이탈리아 국가를 연주해주지 않자 시상대에서 직접 목청껏 국가를 불렀다. 그 작은 체구의 이탈리아 사나이 앞에서 나치 독일의 자존심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예컨대, 맥라렌F1을 설계할 때 볼트 하나, 너트 하나에 이르기까지 차에 들어간7천여 가지 부품을 모조리 새로 디자인했다(거장과 함께 일하는 걸 고통스럽다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래서일 게다).
그렇게 등장한 맥라렌F1은 말 그대로 땅 위를 달리는 비행기였다. 고든 머레이는 이 차에 최상의 F1기술과 공기역학Aerodynamic이론, 소재공학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탄소섬유Carbon fiber와 케블라Kevlar를 쓴 차체 무게는 고작 1135킬로그램. 가벼운 차체가 고속에서도 접지력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라운드 이펙트Ground effect를 극대화하고 제동시 자동으로 올라오는 리어윙Rear wing을 달아 에어 크레이크air brake 기능까지 더했다. 차체 곳곳에 에어 인테이크Air intake를 마련하는 등 말 그대로 ‘바람과 한 몸이 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자리에서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페이스북카Facdbook car를 발표했다. 이름 그대로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위치정보 기능을 자동차에 접목한 신개념 스마트카다. 내비게이션에 등재된 목적지를 설정하는 순간 ‘000로 가는중’이라는 문구가 운전자의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더불어 교통 사정을 감안한 도착예정 시간까지도 함께 입력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튜닝업체의 수는 자동차 생산업체보다 수십 수백 배 많다. 자동차산업과 시장의 출발점이 자동차 제조라면 그 산업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든든한 기둥은 바로 튜닝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튜닝의 목표는 간단하다. 바로 “내 차를 다른 차들과 다르게 만들고 싶다”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기술적으로 혹은 디자인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것.
한국차에는 한국차만의 색체가 있다. 정교한 디테일과 섬세한 보디라인, 과감한 듯 보이지만 정제된 디자인은 외형적 특징이다. 남들한테 드러나게 뒤지는 걸 당최 못 견디는 한국인들의 태생적 기질은 그들이 빚어내는 한국차에도 고스란히 스며든다. 인테리어는 첨단장비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똑같이 오디오를 조작하거나 에어컨을 켜더라도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하려 든다. 그래서 “차의 본질은 망각한 채 쓸데없이 편의장비에만 집착한다”고 욕먹던 시절도 있었지만 엔진과 기어박스 제작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서면서 그 편의장비에 대한 집착은 이제 한국차만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차체 크기에 비해 터무니없이 넓은 실내공간과 트렁크룸을 뽑아내는 것도 한국차만의 노하우. 공간에 목숨 거는 한국인들의 취향을 따르다 보니 절로 놀라운 재능이 생겨난 것이다.
도쿠다이치 씨는 “스포츠카가 존재하기 위한 절대조건은 ‘세상에 불필요한 것’이어야 한다”는 다분히 철학적이고 낭만적인 정의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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