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물리학, 미치오 카쿠, 김영사, 2012(12)

 

 

 

 

 나는 양자물리학자이다. 우주의 구성원인 입자 및 그들의 거동을 서술하는 방정식과 매일같이 씨름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그래서 나의 삶은 회사의 사무실이 아닌 11차원 초공간과 블랙홀, 그리고 다중 우주에서 펼쳐지고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인 한계를 '이 세상의 한계'로 생각한다.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의 바박 파비즈(Babak A. Parviz)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 중인 인터넷 콘택트렌즈가 완성되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해부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의 눈은 장기라기보다 두뇌의 돌출부에 가깝기 때문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몸 안에 전극을 삽입하지 않고 외부의 정보를 두뇌에 직접 전달할 수 있다. , 눈과 시신경이 초고속 인터넷회선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아마도 인터넷 콘택트렌즈는 외부 정보와 두뇌를 연결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후 기술이 발달하면서 3D영화용 안경은 편광렌즈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기 다르게 편광된 영상이 들어오면서 입체감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3D 영상을 청-적색이 아닌 풀 컬러로 볼 수 있다. 빛은 파동이기 때문에 위-아래 또는 좌-우로 진동하는데, 편광렌즈는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만 통과시키도록 특수가공된 유리이다. 따라서 안경에 두 개의 서로 다른 편광렌즈가 부착되어 있으면 3D효과를 낼 수 있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동일한 원리를 콘택트렌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의 연산속도는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디. 그에 비하면 인간의 두뇌는 답답할 정도로 느려서 외부자극이 두뇌에 전달되는 속도는 약 시속 320킬로미터밖에 안 된다. 그러나 두뇌는 1,000억 개의 뉴런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다. 하나의 뉴런은 간단한 계산밖에 할 수 없지만, 개개의 뉴런은 약 1만 개의 다른 뉴런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하나의 프로세서가 제아무리 빠르다 해도 거북이처럼 느린 동시진행 프로세서를 능가할 수는 없다.

 

 

 지금 과학자들은 암이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질병임을 잘 알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원인이 바이러스이건, 화학물질이나 방사능이건, 또는 순전히 우연이건 간에 암은 적어도 4개 이상의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서 '정상적인 세포가 죽는 방법을 잊었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통제능력을 잃은 세포는 자기복제를 무한정 반복하고 결국 환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게 된다.

 

 

 우리는 왜 유령처럼 단단한 물체를 통과할 수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식을 완전히 뛰어넘는 '기이한 양자적 현상' 때문이다.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i)의 배타원리에 의하면 한 쌍의 전자는 절대로 동일한 양자상태에 놓일 수 없다. 그러므로 거의 동일한 전자 두 개가 서로 가까이 접근하면 배타원리에 위배되지 않기 위해 서로 밀어내는 경향을 보인다.

 

 

 당신은 의자에 앉을 때 몸(또는 옷)이 의자와 접촉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의자의 전기력과 양자적 힘에 떠밀려 나노미터보다 좁은 간격을 두고 허공에 떠 있는 상태이다. 의자뿐만이 아니다. 무언가를 만질 때 우리의 손은 물체와 직접 닿지 않고 미세한 원자력에 의해 일정 간격만큼 떨어져 있다.

 

 

 - 임의의 입자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입자는 서로 다른 두 지점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 모든 입자는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상태에 '동시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팽이처럼 자전하는 입자의 스핀 값은 '(up)' '아래(down)'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

 - 당신은 한 지점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른 지점에 나타날 수 있다.

 

 

 나노입자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것이 나노자동차(nanocar)이다. 나노입자는 혈관을 타고 피가 흐르는 방향을 따라 몸속을 순환하는 반면, 나노자동차는 마치 무선조종 비행기처럼 임의로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그는 이 문장의 끝에 찍힌 마침표보다 작은 컴퓨터칩을 제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 무리의 박테리아를 배양했다. 그후 칩의 뒷면에 약 80개의 박테리아를 이식했더니 마치 프로펠러를 단 것처럼 칩이 앞으로 전진했다. 게다가 이 박테리아들은 약간의 자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외부자석을 이용하여 방향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불확정성원리에 의하면 당신은 원자나 소립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펜티엄 칩은 여러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층 하나의 두께는 원자의 30배 정도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같다면 2020년에는 한 층의 두께가 원자의 5배까지 얇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 정도로 얇아지면 불확정성원리에 의해 전자의 위치가 불확실해진다. , 전자가 층 밖으로 새어 나오면서 회로가 단락될 수도 있다.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무한정 작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다 해도, 양자역학의 원리 때문에 어떤 하한선을 넘을 수 없는 것이다.

 

 

 분자 트랜지스터의 후보로 물망에 오른 물질 중에 그래핀(graphene)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2004년에 맨체스터대학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코스탸 노보셀로프(Kostya Novoselov)가 흑연에서 추출한 탄소화합물로, 흑연결정의 층 하나를 추출한 것처럼 생겼다...... (그래핀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물질이기도 하다. 그래핀 위에 뾰족한 연필을 수직으로 세우고 그 위에 코끼리를 얹어도 찢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양자세계는 워낙 기이해서 하나의 원자는 두 방향으로 '동시에' 자전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원자는 '0 아니면 1'이 아니라, '0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에서는 비트(bit) 대신 큐비트(qbit)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스핀이 업일 확률은 25퍼센트, 다운일 확률은 75퍼센트'라는 식이다. 그러므로 자전하는 원자에는 1비트가 아니라 훨씬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소원을 빌 때는 항상 심사숙고하라'는 격언이 있다. 그 소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자조립장치는 나노기술의 영원한 성배지만, 정작 만들어지고 나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모골이 송연해졌다. 대기가 없는 달에서는 모든 운석이 크기에 상관없이 시속 만 4,000킬로미터로 떨어진다. 아무리 작은 알갱이라 해도 이런 속도로 떨어지는 물체는 우주복을 관통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달에서 우주복의 손상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현재 루탄은 우주여행의 상업화를 실현시켜줄 스페이스십투(SpaceShip Two)를 제작하고 있는데, 버진 아틀란틱(Virgin Atlantic)의 억만장자인 리츠드 브랜슨(Richard Branson)으로부터 벌서 다섯 대를 주문 받은 상태이다. 브랜슨은 뉴멕시코 주에 상업용 우주여행사 버진 걸랙틱(Virgin Galactic)을 설립하고 여행객을 모집하는 중이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버진 걸랙틱은 최초의 민간우주여행사로 등극할 것이다. 예상되는 비용은 1인당 20만 달러로서, NASA에서 우주인 한 명을 우주에 보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우주의 천연자원인 반물질(antimatter)도 우주선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반물질은 물질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전하의 부호가 반대이다. 예를 들어 전자(electron)는 음전하를 갖고 있는 반면, 전자의 반물질인 양전자(positron)는 양전하를 띠고 있다. 반물질의 가장 큰 특징은 물질과 접촉하자마자 사라지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티스푼 한 숟갈 분량의 반물질이 물질과 만나 사라지면서 방출하는 에너지는 뉴욕 시를 통째로 날려버리고도 남는다.

 

 

 원리적으로 반물질은 가장 이상적인 로켓연료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제럴드 스미스(Gerald Smith) "반물질 4밀리그램(0.004그램)만 있으면 화성까지 갈 수 있고, 100그램이면 가까운 별에도 갈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분량끼리 비교했을 때, 반물질은 로켓연료보다 수십억 배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다.

 

 

 반물질의 양은 너무 적다는 게 문제다. 2004년에 CERN에서는 2,000만 달러를 들여 '수조 분의 1그램'의 반물질을 만들어냈다. 다이아몬드가 비싸다고 하지만 반물질에 비하면 껌 값도 안 된다.

 

 

 이런 초라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과학기술분야에서 앞서가는 이유는 전세계의 두뇌들이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밀병기는 소위 '천재용 비자'라고 불리는 H1B비자이다. 특별한 재능, 또는 자원이 있거나 과학지식이 탁월한 사람은 H11비자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과학재원은 이것을 통해 꾸준히 충당되어 왔다. 실리콘밸리의 두뇌들 중 50퍼센트가 외국인이며, 이들 중 대부분은 대만과 인도에서 온 사람들이다. 또한 미국에 있는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의 절반도 외국 태생이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뉴욕시립대학교는 한술 더 떠서 정원의 대부분이 외국인 학생들로 채워져 있다.

 

 

 아리스트톨레스에서 토머스 아퀴나스에 이르기까지,

'완벽함' '경험과 관계에 기초한 지혜'를 의미했다.

인간이 이 경험과 관계로부터 도덕적인 삶을 배워나간다.

우리의 완벽함은 유전자 수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격의 수정으로 이루어진다.

- 스티븐 포스트 Steve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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