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민음사, 2013(1 19)

 

 

 

 

 

 창이 겹쳐 보이는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영역'이라는 것과 관련된 복잡한 프로그램 코딩이 필요했다. 앳킨슨은 이것을 성공시키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PARC를 방문했을 때 분명히 이 기능을 목격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PARC 연구원들은 이러한 창 겹침의 구현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나중에 그들은 앳킨슨이 해낸 걸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그에게 말했다. 앳킨슨은 회상한다. "모르고 덤비는 도전이 지닌 힘을 깨달았어요. 불가능하다고는 아예 생각조차 안 했기 때문에 결국 해낼 수 있었던 거지요." 몸을 사리지 않고 이 프로젝트에 투신하던 앳킨슨은 어느 날 아침 피로한 상태로 멍하게 운전하다가 주차된 트럭을 들이받고 말았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큰 사고였다. 잡스가 즉시 병원으로 달려왔다. 앳킨슨이 의식을 회복했을 때 잡스가 말했다.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소." 앳킨슨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전 괜찮습니다. 영역들도 다 기억납니다."

 

 

 

 에슬링거는 독일인이었지만 "애플의 DNA를 위한 미국 특유의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럴 경우 "할리우드와 음악, 반항심, 그리고 자연스러운 섹스어필"을 바탕으로 한 "캘리포니아식의 글로벌한" 느낌이 창출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의 제일 원칙은 "형태는 감정을 따라간다."였다.("형태는 기능을 따라간다."라는 금언의 변형이었다.)

 

 

 

 "아름다운 서랍장을 만드는 목수는 서랍장 뒤쪽이 벽을 향한다고, 그래서 아무도 보지 못한다고 싸구려 합판을 사용하지 않아요. 목수 자신은 알기 때문에 뒤쪽에도 아름다운 나무를 써야 하지요. 밤에 잠을 제대로 자려면 아름다움과 품위를 끝까지 추구해야 합니다."

 

 

 

 그들은 침대와 옷장, 그리고 거실에 놓을 스트레오 시스템을 구입했지만, 소파와 같은 가구들을 사들이는 데는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사실 8년 동안 가구를 구입하는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 셈이에요." 파월이 회상했다. "우리는 반복해서 우리 자신에게 물었죠. 소파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가전제품을 사는 것도 단순한 충동구매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적인 과업이었다.

 

 

 

 미친 자들을 위해 축배를. 부적응자들. 반항아들. 사고뭉치들. 네모난 구멍에 박힌 둥근 말뚝 같은 이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은 규칙을 싫어합니다. 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말을 인용할 수도 있고,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는 그들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할 수 없는 한 가지는 그들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을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천재로 봅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 바로 그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아이브는 디자인 스튜디오에 앉아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왜 단순한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할까요? 물리적인 제품을 다룰 때 그것을 제압할 수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것에 질서를 부여하면, 제품이 사용자에게 순종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단순함은 단지 하나의 시각적인 스타일이 아닙니다. 미니멀리즘의 결과이거나 잡다한 것의 삭제도 아니에요. 진정으로 단순하기 위해서는 매우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무언가에 나사를 한 개도 쓰지 않으려고 하다 보면 대단히 난해하고 복잡한 제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보다 깊이 들어가 제품에 대한 모든 것과 그것의 제조 방식을 이해하는 겁니다.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삶에서 만나는 것들은 대부분 최고와 평범함 사이의 차이가 30퍼센트 정도입니다. 최고의 항공 여행, 최고의 식사, 이런 것들은 평범한 항공 여행이나 식사에 비해 30퍼센트 가량 더 낫다는 이야깁니다. 하지만 저는 워즈에게서 평범한 엔지니어보다 50배나 뛰어난 엔지니어를 봤습니다.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회의를 열 수도 있는 인물이었지요. 맥팀은 그와 같은 완전한 팀, A급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였어요. 사람들은 그들이 서로 사이가 안 좋을 것이며, 함께 일하는 걸 싫어할 거라고 말했지요. 하지만 저는 A급 선수들은 A급 선수들과 함께 일하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들은 단지 C급 선수들과 일하는 걸 싫어할 뿐이지요.

 

 

 

 그는 「토이 스토리」 제작 당시 등장인물 우디가 갈수록 머저리처럼 변해 버려서 재작업한 일과 원조 매킨토시를 만들 때 겪은 두세 차례의 유사한 경우에 대해 이야기했다. "뭔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때 그것을 묵살하거나 나중에 고치겠다고 미루어 두면 안 됩니다. 그건 다른 회사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잡스의 사업원칙 중 하나는 결코 자기 잠식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스스로를 잡아먹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잡아먹을 겁니다." 아이폰이 아이팟의 매출을 잠식하고, 아이패드가 랩톱의 매출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때문에 잡스가 계획을 포기하는 일은 없었다.

 

 

 

 "필요성조차 못 느끼다가 어느 순간 그것 없이는 살 수 없게 되는 기기들이 있다. 그는 이런 기기들을 요리해 내느 ㄴ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졌다. 애플은 기술과 선禪이 결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 열정의 대상은 사람들이 동기에 충만해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영속적인 회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두 2순위였다. 물론 이윤을 내는 것도 좋았다. 그래야 위대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윤이 아니라 제품이 최고의 동기부여였다. 스컬리는 이러한 우선순위를 뒤집어 돈 버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미세한 차이지만 그것이 결국에는 어떤 사람들을 고용하는가, 누구를 승진시키는가, 미팅에서 무엇을 논의하는 가 등등 모든 것을 결정한다.

 

 

 

 딜런이 말했듯이 태어나느라 바쁘지 않으면 죽느라 바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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