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쌤앤파커스, 2016(초판 1쇄)
"공간 중에서 원자가 없는 빈 영역을 관찰해보면 이러한 입자들이 무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진짜 빈 공간, 완벽하게 빈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상해보자면 이 세상의 기본 입자들은 모두 하루살이 같은 짧은 삶을 불안해하며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또 파괴되는 셈이지요."
그렇다면 이 공간 양자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어느 부분에도 없습니다. 양자들은 그 자체가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 속에 있지 않습니다. 공간은 각각의 양자들을 통합하여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한 번 세상이 단순한 물체가 아닌 어떠한 관계처럼 보이게 됩니다.
사물을 수용하는 연속적인 공간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자, 사물과는 별개로 흐르는 기본적, 기초적인 '시간'에 대한 개념도 사라졌습니다. 공간과 물질의 입자를 설명하는 방정식들이 더 이상 '시간'의 변화를 수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아주 작은 규모의 공간 양자들 속에서 자연은 단 한 명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단 하나의 시간의 흐름에 맞춰 리듬을 타 춤을 추지는 않는 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은 무엇일까?'와 같은 의문을 갖다 보면 시간이 문제의 핵심이 됩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또 다른 방법은 '현재'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을 현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미래도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에서는 '지금'이라는 개념과 일치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도 말을 한 순간에 한정된 단어입니다. ['지금'도 지시적 용어입니다.] 어떤 사물이 '여기'에 없어서 존재하지 않는데 '여기'에 존재한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지금'있는 것들은 존재하고 다른 것들은 아니라고 말하는 걸까요?
물리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현재에 대한 생각이 환상이며, 보편적인 시간의 '흐름'은 효력 없는 일반화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아마 지구상에서 개인의 죽음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종은 우리 인간뿐일 것입니다. 나는 조만간 우리가 만든 문명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 역시 진정으로 멸종에 이르는 모습을 의식적으로 깨달아야 하는 종이 될까 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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