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유호현, 스마트북스, 2019(전자책 발행)

 

 

 나는 이렇게 스포츠카를 마음껏 달릴 수 있게 한 고속도로 체계, 즉 전문성이 뛰어난 직원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도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체제를 위계조직과 대비되는 ‘역할조직’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무제한의 속도를 내는 고속도로는 그 나름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고, 스쿠터를 타고 있는 사람에게는 죽음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

 

 

 답은 간단하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루어지는 엔지니어 일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은 ‘우리’의 프로젝트가 아닌 ‘나’의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에 있다.

 

 

 단순 노동인력의 경우… 직접적인 노동 시간 이외의 시간은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기도 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직원 입장에서는 일을 최소로 하고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따라서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뒤따른다.

 한편 지식노동은 단순노동과 달리 능력에 따라 같은 시간을 일해도 각각 성과가 다르다. 그래서 성과에 따라 보상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 근무시간을 최소로 하면서 큰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마케터,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디자이너, 펀드 매니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경험을 쌓으면서 커리어를 만들 수 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보상은 커리어를 통해 최종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지원자들을 면접하는 직원에게 항상 하는 말이 바로 “당신보다 뛰어난 사람만 합격시켜주세요!”이다. 나 다음에 들어올 사람은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

 

 

 실리콘밸리 기업에는 기획자라는 직업이 아예 없다. 엔지니어 문화에서 출발한 실리콘밸리의 프로덕트 제작에서는 처음의 설계를 구현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프로덕트를 가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설계를 하고 아래에서 그것을 구현하는 기존의 모델로는 실리콘밸리식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행복’이란 순간적으로 느끼는 기분일 수도 있지만, 인간은 불행하게 살 수 없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누군가의 꿈이 월급을 받기 위해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라면 그런 사람을 뽑을 이유가 없다. 그저 최소한으로 일하고, 잘리지 않기 위해 안정적인 선택만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역할조직의 실리콘밸리 회사들에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비전문가인 CEO가 한 말이 전문가인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노동에 대한 세밀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국가나 주 정부가 매우 기본적인 것만을 제외하면 노동시간이나 휴가 일수에 대해서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심지어 연방정부가 보장하는 육아휴직은 0일이다.

 

 

 이것은 그들이 노동자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효율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정치가 시작된다. 정치는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학술적 정의를 따르자면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 할 수 있다.

 

 

 자연상태에서는 한정된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폭력이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부서가 더 많은 예산을 가져오길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예산이 가장 많이 할당되기를 바라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정치의 본질은 이익 싸움이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고 지저분한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리더십과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매니저가 되고 팀을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팀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예산을 많이 가져올 수 있는데, 이때 제대로 된 규칙이 없으면 가치를 부풀려 더 많은 자원을 독식하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사내정치가 없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며 그런 회사는 존재할 수도 없다. 사내정치를 안 한다는 것은 자원배분을 위한 토론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스템이 잘 짜여 있거나, 아니면 위에서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한다는 의미가 된다.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연공 서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리더가 되는 시스템의 경우, 정치에는 관심도 없고 막상 하려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리더가 되면 안 된다.

 

 

 브라이언은 잘리지 않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월급을 받기 위해, 또는 해고되지 않기 위해서 일하면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최소한으로 일을 하고 최대한으로 돈을 받는 것이 목표가 되기 마련이다.

 브라이언은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키기 위해 일한다.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인턴십 정도를 제외하면, 젊은 직원들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항상 해로 올 전문가의 능력이 지금 회사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들이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제공한다.

 

 

 에자일 원칙이란 이름 그대로 날렵하고 민첩하게agile, 즉 프로토타입prototype, 핵심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빠르게 만들고 프로덕트 매니저와 꾸준히 이야기하면서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민첩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제품’이라는 것이다.

 

 

 구글의 실패한 프로젝트는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구글에서 ‘Google Graveyard구글 묘지’라고 입력해 검색해보면 매년 쏟아지는 실패한 프로젝트들을 수없이 볼 수 있다.

 

 

 심지어 구글의 프로젝트 실패율은 2014년의 32%에서 2015년에는 55%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구글은 수많은 실패를 거치며 이루어진 회사라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웹페이지이다.

 

 

 성과주의자는 박지성을 이렇게 평가할 것이다.

 “골도, 어시스트도 많지 않은 그저 그런 공격수.”

 기여주의자들은 박지성을 이렇게 평가할 것이다.

 “헌신적으로 팀에 기여하는 새로운 유형의 공격수.”

 

 

 한국에 역할조직이 별로 없는 이유는 ‘제조업 시대’가 아직 제대로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소통’이 아니라, ‘하나를 오해 없이 소통’하기 위해 열 가지 다른 측면에서 소통하는 오버커뮤니케이션over-communication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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