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85, ASTIER de VILLATTE

 

 

 

 그들은 자주 그들의 은사이자 화가인 레오나르도 크레모니니 Leonardo Cremonini와 나눈 대화를 인용하고, 보자르에서의 시간을 추억한다. “좋은 취향은 남의 취향이고,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쁜 취향의 경계 바로 옆에

서 있어야 합니다. 항상 세련되고 좋은 취향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지루한 건 없어요.”

 

 

 나쁜 취향을 좋아해요. 제 생각엔 좋은 취향이 결국 나쁜 취향 같거든요. ‘럭셔리’처럼 비싸고 고급스럽고 화려한 것이 아름다움과 일치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처럼요.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첫 카탈로그에 “처벌은 끝났다(The punishment is over)”라는 문구를 썼는데, 이 문구에는 난폭한 모더니즘 때문에 단절된 대화를 다시 시작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모더니즘에 역행하자는 의미와는

달라요. 미적인 영역에서 겪은 처벌이 끝났다는 의미죠.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어떤 시대에도 속하지 않는,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앤티크를 만드는 곳이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제가 느끼는 고통이나 불안감, 분노를 표출할 때는 음악을 선택하고, 너무 지쳐서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을 때는 그림을 그려요. 그림을 그리면 그림의 철학과 음악성을 연동해 생각하게 되죠. 돌가루에 물을 섞은 잉크 

자체만으로도 이미 멋진데, 이 잉크로 흰 종이에 선을 하나 그리면 종이에 잉크로 가득 찬 곳과 빈 곳이 결정되잖아요. 그 힘이 정말 놀라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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