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 이노션 인사이트전략팀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 이노션 인사이트전략팀, 교유당, 2020(초판 1쇄)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수면시간”이라고 할 정도로, OTT 플랫폼들은 우리의 시간 점유율을 높여가기 위해 지금도 추천 알고리즘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

 

 

 요즘은 댓글이 가장 핫한 콘텐츠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SNS 계정의 수는 몇 개일까? 글로벌리서치회사인 GWI(Global Web Index)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무려 8.5개의 계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SNS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각각 9.0개, 9.1개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세대에 비하여 더 많은 계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9개의 SNS 계정을 모두 동일한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채널로 사용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인식 등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대표적인 정체성을 표현하는 ‘본 계정(Main ID)’과 별도의 ‘부 계정(Second ID)’을 운영한다. 여러 개의 계정 운영이 가능한 인스타그램의 경우, 본 계정을 공개적으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채널로 활용하고, 부 계정은 특정한 목적과 취향을 반영하여 비공개적으로 운영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을 담고 표현한다. 전자제품의 모드를 전환하듯 자신이 처한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다. 

 

 

 요즘의 사람들은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현상보다는 어떤 현상이 나오기까지의 맥락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진다. 즉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과거 성형수술을 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사진을 들고 와서 비슷하게 수술해달라고 했었지만, 근래에는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으로 보정된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이 사진의 나처럼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어떻게 이들이 소비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저출산으로 인한 귀한 아이(골드 키즈)에게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 등 여섯 개의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식스 포켓족에서 삼촌과 이모 혹은 고모의 주머니를 더한 에잇 포켓족으로 지금의 10대가 받는 용돈의 규모가 예전에 비해 커졌다. 게다가 이들은 이전 세대처럼 일정한 금액의 용돈만으로 생활하지 않고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하여 자신의 용돈을 벌기도 한다. 

 

 

 LG의 오랜 슬로건이자 브랜드의 철학인 ‘Life is good’을 청소년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한 이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캠페인을 제작한 아멜리아 콘웨이 감독이 2003년생이라는 점이다. 많은 브랜드에서 하는 기존의 방식대로 어른들의 눈높이에서 10대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10대의 감독이 자기 또래들에게 삶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했다. “우리 세대를 위해 우리 세대가(for our generation, by our generation)”라는 메시지로 시작되는 이 영상은 환경 운동가, 여성 인권 운동가, 미디어 아티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출연자들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촬영하여 제작했다.

 

 

 1920년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는 연주할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재즈 클럽 한편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고, 2020년의 재즈 피아노 연주자는 연주자와 음악 클럽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플랫폼을 계속 확인하면서 아마존의 물건들을 배송하고 있을 것이다. (긱 잡)

 

 

 사람들은 점점 상표가 아닌 사람을 보고 물건을 사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2020~2021 F/W 시즌 패션쇼에서 구찌는 ‘시즌리스(Seasonless)’라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매년 계절에 맞춰 5번이나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패션 시즌제가 초래하는 낭비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일정을 탈피하고, 사계절의 구별이 없는 신제품을 매년 2번 출시할 것을 공표한 것이다. 

 

 

 럭셔리의 본질적인 의미는 ‘필수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매우 높은, 그래서 제품의 원가보다 책정된 가격이 훨씬 높은 제품’이다. 즉,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제품들보다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가치를 가진 것이 럭셔리의 진정한 의미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2025년 럭셔리 소비자의 50%가 밀레니얼 세대일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베인 앤드 컴퍼니(Bain&Company)는 그보다 어린 Z세대가 럭셔리 시장 속 신흥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급기야 2020F/W 파리 패션쇼에서는 브랜드 최초로 패션쇼의 성역으로 여겨지는 맨 앞줄(Front Row)의 전경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공개했다. 여전히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는 보수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렇게 디지털로 유감없이 브랜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샤넬은 세계적인 소셜 인플루언서 마케팅 회사인 인사이트풀(Insightpool)이 선정한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럭셔리 브랜드가 되었다. 

 

 

 2020년 6월 IBM은 안면 인식(Facial Recognition) 기술과 관련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면 인식 기술은 경찰 등에서 범죄자의 얼굴을 확인하거나 감시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는 식별 능력이 양호하지만, 동양인·흑인·라틴계 등 백인이 아닌 인종이나 여성에게는 식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커다란 우려를 낳았다. IBM의 CEO 크리슈나는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IBM은 대규모 감시, 인종 프로파일링, 기본 인권·자유 침해 등 IBM의 원칙과 맞지 않는 목적을 위해 기술이 쓰이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면 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MS와 아마존 또한 인권에 근거한 법이 제정될 때까지 경찰에 이 기술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