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EPTIC, VOL.28, 인지 편향의 심리학

SKEPTIC, VOL.28, 인지 편향의 심리학

 

수련 단체들이 깨달음을 미끼로 수련생들을 옭아매는 수법은 거개가 비슷하다. 등급 또는 계급을 만드는 것이다. 단월드는 ‘수준’이라는 말로 이를 완곡하게 표현하지만, 사실상 영적 계급화나 다름없다.

 

 

 마음을 비우고 자기를 버리는 걸 강조하는 단체들이 내부 일꾼이 된 사람에게 강조하는 가르침 중 하나는 ‘재산을 버리는’ 일이다. 물론 재산을 아무 데나 버려서는 안 되며, 반드시 자신이 속한 단체에 버려야 하는 것이 모든 종교 단체의 룰이다. 이는 두 가지 효과를 가져온다. 단체의 재산을 증식시키는 효과와 더 이상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을 예속시키는 효과다.

 

 

 진정으로 인간을 독특하게 만드는 정신 능력은 특정 기술보다는 마음의 질에 좀 더 가깝다. 어쩌면 우리는 인간을 ‘호모 이마지나투스Homo imaginatus’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상상력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면역계는 특정 항원에 작용해 이를 제거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항체를 얻기 위해 엄청나게 다양한 항체를 많이 생산한다. 또한 신생아의 뇌는 신경들이 경험의 축적에 따라 점진적으로 연결되는 식이 아니라, 무작위로 연결된 거대한 신경망에서 시작해 세상에 대처하는 데 유용한 연결만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내는 방식으로 발달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도 계획을 세우기 위해 잠재적으로 가능한 미래를 과도하게 만들어내는지 모른다.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Paul Valery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음의 과업은 미래를 생산하는 것이다.”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 대학교의 심리철학자 쿠르켄 미셀리앙Kourken Michaelian과 드니 페랭Dnis Perrin이 말했듯, “기억이란 과거를 상상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1 더하기 2가 5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는 잘못된 수학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올바르게 수를 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다.

 

 

 베이컨에 따르면 “인간은 더 쉽게 믿을 수 있는 진리를 마음에 품는다.”

 

 

 뇌의 자동 처리 시스템은 실로 매우 유용하다. 호흡이나 심장 박동을 계속해서 관리해야 한다면, 우리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사고 과정에는 단점이 있다. 그건 우리도 모르는 사이 뇌가 우리의 믿음과 인지를 결정한다는 거다.

 

 

 사람들은 보통 조화와 부조화를 음악의 비유로 설명하곤 한다. 비발디의 <사계>와 같이 희망찬 선율의 음악을 듣는다고 해보자. 그리고 후에 빠르고 거친 록 음악을 듣는다고 해보자. 두 음악 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두 음악을 동시에 재생한다면? 그보다 끔찍한 소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은 두 노래 중 하나를 바로 끌 것이다.

 페스팅거의 놀라운 통찰은 사람들이 상충하는 두 가지 생각을 할 때면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자기기만의 끔찍한 계산법에 따르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가한 고통이 크면 클수록 품위와 자아 존중감을 유지하기 위해 행위 정당화의 필요성도 커진다. 희생자는 고통을 받아도 마땅하므로 전보다 그들을 더 미워하게 되고, 결국 더 큰 고통을 가하게 된다.

 

 

 우리는 언론에서 보고 있는 모든 뉴스가 가짜 뉴스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우직 우리의 정적들에게서 나온 뉴스만이 가짜 뉴스라고 본다.

 

 

 결혼하는 커플이 다섯 쌍이라고 할 때 대략 두 커플이 이혼을 한다. 그리고 나머지 세 커플 중 대략 두 커플은 불행하게 산다고 한다. 그러니 결혼의 성공 확률은 대충 2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아무리 인생은 고통이고 누구나 불행하다지만, 결혼은 인생을 걸고 배팅을 하기에는 확률이 썩 좋지 않다.

 

 

 일부일처제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부부관계가 완벽하지 않다고 공격하는데, 사실 인간 사회의 어떤 관계도 완벽하지 않다. 중요한 건 관계를 통해 자신이 갖는 만족감이다. 

 

 

 만약 인간성 자체를 유튜브 채널로 만든다면 아마 온통 쿡방과 먹방일 테다. 우리는 먹으려고 산다.

 

 

 마녀사냥에 대해 지금 봐도 놀랄 만한 폭로물을 1584년에 쓴 회의론자 레지널드 스콧Reginald Scot을 생각해보자. 그의 책 <마법의 발견The Discoverie of Witchcraft>은 마녀 사냥꾼들이 어떻게 무고하고 나이 들고 가난한 여자들을 고문하고 살해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설명했다. 그는 마녀재판이 “모든 마녀 사냥꾼의 영원히 용서 받을 수 없는 명백한 수치”에 대한 기념비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합의된 실재’라는 사실을 거부하는 이단자로 여겨졌다.

 

 

 이상한 믿음은 인간이라는 운영체제에 내장되어 있다.